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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May 19. 2023

18.요툰헤임여행기02-넷 : 숲의 끝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 이야기, 토르, 로키, 스크리미르, 우트가르드

#. 숲의 끝, 스크리미르와의 이별


 마침내 이 거대한 숲의 끝에 도착했다. 숲을 빠져나오자 아주 넓은 들판이 보였고, 조금 멀리 들판의 한가운데에 검고 거대한 성채의 모습이 보였다. 스크리미르가 손가락으로 그 성채를 가리켰다.


[저기가 우트가르드요. 여기서 헤어집시다. 나도 일정이 있는지라.]


 토르와 일행은 멀리 보이는 우트가르드를 바라보았다. 아마 오후 즈음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을 돌리려던 스크리미르가 토르를 보며 물었다. 


[근데 궁금한게 있소. 저기는 대체 왜 가려는거요? 당신들처럼 작아서는 저기서 받아주지도 않을텐데?]

[흥, 지들도 나와 같은 거인인데 얼마나 크겠어? 커봤자 당신 정도지 안그래?]


 스크리미르의 물음에 토르를 대신해 로키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그러자 스크리미르가 크게 웃었는데, 어찌나 크게 웃는지 온 숲이 흔들렸다.


[크하하하! 이거 라우페이가 한심한 아들 놈을 낳았구먼! 설마 나보고 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난 저기 가면 세살 난 어린 거인한테 꼬맹이 취급을 받으면서 맞고 다닐꺼요. 거기에 사는 거인들은 나보다 훨씬 크거든.]


 스키르미르의 말에 토르는 물론 그 허풍스런 로키마저도 할 말을 잊었다. 


[뭐, 당신들이 거기서 뭔 꼴을 당하건 내 알바는 아니지. 그래도 잠깐 같이 여행한 길동무의 정을 봐서 당신들에게 충고 해줄 것이 있소. 저 동네는 '우트가르드-로키(Utgarða-Loki : 밖의 대지를 잠그는 자)'라는 왕이 다스린다오. 그런데 그 왕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성질들이 더럽지. 저 곳에 사는 어느 누구도 나처럼 관대하지는 않을거요. 괜히 나한테 한 것 같은 장난을 친다면, 진짜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할거요. 저곳은 나한테도

저곳은 정말 무서운 곳이니까. 그럼 난 진짜 가겠소.]

[여기서 돌아갈거라면 오지도 않았어.]


토르가 스크리미르에게 대답했다. 


[마음대로 하시오. 난 분명히 경고했으니까.]


스크리미르는 몸을 돌려 쿵쿵거리며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이내 스크리미르의 모습이 사라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땅의 흔들림이 멈추었다. 스크리미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로키가 토르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봐, 저거 그냥 보낼꺼야?]


 토르가 밤새 했던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로키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는 스크리미르를 혼내주기 어렵다는 생각에 괜스레 토르를 자극해 본 것이다. 그러나 토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우트가르드의 성채를 향해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의 혼신의 일격을 그것도 세 번이나 아무렇지 않게 받아넘긴 상대를 무슨 수로 혼을 내줄수 있겠는가.. 토르는 그저 우트가르드의 성채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티알피와 로스크바가 그 뒤를 따랐고, 로키는 잠시 숲을 바라보다가 황급히 토르를 뒤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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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01

 북유럽 신화에서 등장하는 거인의 크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전승되어지는 이야기에 따라 거인의 크기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신과 거인이 비슷한 크기로 묘사되기도 하고, 이번 이야기처럼 아주 거대한 거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애초에 북유럽 신화의 신도 거인의 피를 어느정도 이어 받았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처럼 아주 거대한 거인이 등장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거인의 크기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다.


 가장 거대한 거인이라고 한다면, 단연코 '이미르(Ymir : 양성을 가진 자)'일 것이다. 이미르는 북유럽 신화에서의 최초의 생명체이자, 모든 거인의 시조다.(오딘과 그 형제들로 부터 시작하는 신들마저도 이미르의 피를 일부 이어받았다.) 그 시체로 대부분의 세상을 만들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크기가 얼마일지는 가늠조차 할수 없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거인은 이미르의 직계인 '서리의 거인(Hrimþursr, 혹은 Jotunn)'일 것이다. 이미르의 직계인 이 거인들은 이미르의 사후에 등장한 거인들 보다 더 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다음이 이번 이야기에 등장한 '스크리미르(Skrymir)' '우트가르드의 거인들', 혹은 나중에 등장할 '점토거인' 정도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 내 이름은 스크리미르야. 엘머 보이드 스미스 그림(1902.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C3%9Atgar%C3%B0a-Loki )


 이번 이야기에 등장하는 스크리미르의 크기를 상상해보면, 정말 산만한 크기일 것이다. 토르 일행이 스크리미르의 장갑을 커다란 동굴로, 엄지 손가락이 들어가는 곳을 커다란 방으로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그렇다면 신들 중에서도 덩치가 크다는 토르임에도 스크리미르에게는 엄지손톱보다도 작았을 테니까.


#.PS02

  토르는 생각보다 많은 '마법이 깃든 보물'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이 그의 성격과 이야기에 어울리는 것으로 싸움, 전투와 관련이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토르의 망치, '묠니르(Mjollnir : 가루로 만드는 것)'다. 묠니르는 난쟁이 형제, '브로크(Brokkr : 중계인)' '에이트리(Eitri : 독)'가 만든 마법의 망치로, 스스로의 의지를 지녔으며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도 있다. 또한 묠니르는 토르의 신으로서의 성격과 연관되어 '부정한 것을 정화하는 힘'을 지닌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사고뭉치 로키-진품명품', '여자가 된 토르-It's Show Time!' 편 참조)


- 게임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에 등장하는 토르(출처 : https://www.ageofempires.com/games/aom)


 묠니르와 한 세트로 여겨지는 '야른글레이프(Jarngreipr : 강철장갑)'도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가 만들었다. 이들 난쟁이 형제가 묠니르를 만들 때,로키로 인해 손잡이가 짧아져 버렸다. 이를 만회하고자 추가로 만든 것이 바로 야른글레이프다. ('사고뭉치 로키- 브로크와 에이트리, 작업 방해 작전, 진품명품' 편 참조)


 다음으로 이번 이야기에 등장한 '메긴요르드(Megingjorð)'다. '메긴(Megin)'은 '힘', '교르드(Gjorð)'는 '허리띠' 라는 뜻으로 이름 자체가 '힘의 허리띠'라는 뜻이다. 토르가 이 허리띠를 차고 있으면, 그 힘이 배이상으로 불어나게 해주는 마법의 허리띠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또, 앞선 이야기에서 등장한 '탕그뇨스트(Tanngnjostr : 이를 가는 자)' '탕그리스니르(Tanngrisnir : 이가 난 식용 어린새끼)'도 있다. 이들은 토르의 마차를 끄는 두 마리의 마법 산양이다. 죽어도 토르가 묠니르로 정화하면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아 난다. 그리고 매우 힘과 지구력이 강해서 하늘과 바다, 육지를 가리지 않고 매우 빠르게 달릴 수 있다.  


#.PS03

 이번 이야기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덧붙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 요툰헤임으로 가기 위해 바다를 건너는 부분은 원전에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그 바다를 건너는 모습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저의 상상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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