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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Oct 17. 2023

26. 힌들라의 시 - 여섯 : 궁금하다며?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 이야기, 오타르, 프레이야, 힌들라

#. 궁금하다며? 그럼 마저 들어.


 힌들라는 신들의 이야기를 섞어가며, 오타르의 난감함과 혼란을 부채질했다. 아마 오타르가 사람의 모습이었다면, 당장 두 손을 내저으며 꽁무니가 빠지게 달아났을 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오타르는 지금 멧돼지의 모습이었고, 등 위에는 사랑해 마지 않는 프레이야를 태우고 있으니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이 끓기는 프레이야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힌들라가 잘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중간부터는 순서를 섞거나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이름을 늘어놓는 걸 보며 당황했다. 힌들라가 오타르와 자신을 골탕먹이고 있다는 것을 모를 프레이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힌들라의 말을 끊을수는 없었다. 힌들라에게 그 말을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 바로 자신이 아니던가? 프레이야는 화가 나서 속이 끓었지만, 참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 기운을 눈치라도 챈 것인지, 힌들라는 앞서와는 조금 즐거워진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하키(Haki : 의미불명)'란 놈은 '흐베드나(Hvedna : 의미불명)'의 아들 중에서 최악은 아니었어. '효르바르드(Hiorvard : 의미불명)'는 흐베드나의 아버지라고 하지. '헤이드(Heid : 밝은)'와 '흐로스티오프(Hrossthiof : 의미불명)'는 '흐림니르(Hrimnir : 그을음)'의 종족(거인)이란 거 아니? 모든 '발라(Vala : 죽은자, 예언자)들'은 '비돌프(Vidolf : 의미불명)'에게서 왔고, 모든 예언자는 '빌데이드르(Vilmeidr : 의미불명)'에게서 태어났어. 모든 마법사는 '스바르토프디(Svarthofdi : 의미불명)'에게서 왔다고 하지. 모든 요툰이 '이미르(Ymir : 양성을 가진 자, 거인의 시조)'에게서 생겨난 것처럼 말이야.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해줬지만, 난 더 많은 걸 기억하고 있어. 그러니 네게 더 많은 걸 말해 줄 수 있지. 그럼 더 들어주셔야지? 안그래?


- 수면 부족은 공공의 적(출처 : https://unsplash.com/ko/@peter_forster)


 예전에 '놀라운 힘을 지닌 신(헤임달)'이 한 명이 태어났는데 말이지. 그 세상에 끝에 사는 신을 아홉 명의 거인 엄마가 낳았단다. '걀프(Gialp : 소리지르는 것)'가 그를 낳았고, '그레이프(Greip : 손에 잡아 쥐는 것)'가 그를 낳았으며, '에이스틀라(Eistla : 의미불명)'가 그를 낳았고, '앙게이아(Angeia : 의미불명)'도 그를 낳았지. 뿐이겠어? '울프런(Ulfrun : 의미불명)'이 그를 낳았고, '에이르기아파(Eyrgiafa : 흉터를 주는 자)'와 '이미드(Imd : 의미불명)', '아틀라(Atla : 논쟁하는 자)', '야른삭사(Jarnsaxa : 강철 단검)'도 그를 낳은 엄마라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땅의 힘과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 그리고 멧돼지의 피를 마시고 자랐지.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해줬지만, 난 더 많은 걸 기억하고 있어. 그러니 네게 더 많은 걸 말해 줄 수 있지. 흠.. 넌 더 듣고 싶은 것 같네?

(참고 : 헤임달의 아홉 어머니 https://brunch.co.kr/@e0a94227680644b/250)


 '로키(Loki)'는 '앙그르보다(Angrboda : 설익은 여자)'에게서 '늑대(펜리르)'를 낳았고, '스바딜파리(Svadilfari : 불운의 여행자)'와의 사이에서 '슬레이프니르(Sleipnir : 미끄러지듯 달리는 것)'를 가졌어. 가장 위험한 괴물 중의 하나가 '빌레이스트(Byleist : 의미불명, 로키의 형제)'의 형제에게서 태어난거야. 이 방탕한 로키(Loki)는 반쯤 탄 여인의 심장을 찾아, 불에 그을려 먹었거든. 그 사악한 여인으로 인해 로키는 더욱 음흉하고 교활해졌는지도 모르지.]

(참고 : 로키와 파멸의 아이들 https://brunch.co.kr/@e0a94227680644b/53)

(참고 : 아스가르드의 성벽과 슬레이프니르 https://brunch.co.kr/@e0a94227680644b/69 )


 여기까지 이야기를 한 힌들라는 다시금 귀찮음과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만하면 충분히 오타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한 힌들라는 그만 이야기를 마무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힌들라는 긴 하품과 함께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녀의 늑대도 마찬가지로 크게 입을 벌리고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켰다.


[하암~ 뭐, 그것 때문에 모든 거인 여인들이 세상에 오게 될텐데.. 그때는 대양이 하늘까지 폭풍처럼 치솟고, 땅 위로 넘쳐 흐르게 될테지. 바람이 불면, 눈이 내릴꺼야. 더 빠른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비가 멈추길 기대해야하겠지.


 아, 모든 이보다 위대한 이가 태어나서 땅의 힘을 양분으로 자랐다고 했지? 그는 지도자이며, 가장 강하고, 부유하다고 알려졌어. 또, 모든 군주들과 친척관계가 되었다고 하지. 내가 아까 이야기했던가?

(참고 : 리그의 노래 https://brunch.co.kr/@e0a94227680644b/28)


 그 다음 더 강한 또 다른 이가 올 테지. 나 감히 그의 이름을 말할수는 없지만 말이야. 뭐, 그 늑대(펜리르)가 오딘과 만나는 때보다 더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이는 없을테니까.(신들의 황혼 이후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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