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되어

by 유별



근무하는 학교에선 학년별로 텃밭을 일군다. 오늘은 고구마를 수확하는 날이었다. 3학년 아이들은 호미 하나씩 손에쥐고 옹기종기 둘러 앉았다. 땅을 파다 애벌레, 지렁이가 나오자 눈을 반짝이며 반가워했고 두더지 새끼를 발견하곤 박수치며 환호했다. 고무마도 캐고 동물 친구들도 만나고 놀이공원에 온것마냥 신이났다. 딴짓하는 아이 하나없이 장장 두 시간동안 모두 고구마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했다. 오히려 담임선생님이 그만하자 말려도 땅속까지 뚫을 기세로 멈추지않았다. 이토록 열의에 가득찬 아이들이라면 훗날 어떤 일인든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고구마 수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아이들 주먹만한 것부터 팔뚝만한 것까지 대부분 튼실했다. 감자도 고구마도 그저 땅에 심었을 뿐인데 이토록 건강한 열매를 내주었다.


땅이 되는 것. 아이들이 저마다 꿈의 열매를 맺기위해 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한다. 맘껏 뿌리 뻗도록 비옥한 터전과 넉넉한 자양분을 내어주고 그저 거기 있어주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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