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전당뇨인의 고군분투 20

3개월 만에 연속혈당측정기 장착해 보니 혈당관리가 엉망입니다

10번째 연속혈당측정기는 8일 차 만에 통신 이상이 발생하여 사용이 중단되었지만, 그래도 이 기간 중 나온 데이터를 갖고 저의 혈당 그래프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식사 후 운동은 하였으나 과거와는 달리 혈당을 정상범위까지 떨어뜨리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적당한 정도의 운동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많이 살을 뺀 상황이라 좀 찌우려고 해서입니다. 종합검진을 받다 보니 작년 이맘때에 비해 약 11kg이 빠졌더라고요.


저의 '혈당 반응 Worst 음식'은?

제가 먹었던 음식에 대한 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전당뇨인이면 비슷하지 않을까 해서 공유드리오니 참고만 하셨으면 합니다.

※ 예전에 작성했던 '혈당 반응 Worst 50'과 '한식 메뉴와 혈당'의 자료도 같이 보시면 좋겠네요.


1위: 순두부찌개입니다. 두부는 단백질 식재료라 찌개류 중에서는 혈당 상승 폭이 낮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인 흑미밥과 잡채, 달달한 겉절이와 장아찌 반찬으로 인해 식전 대비하여 무려 189mg/dL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식사 후 바로 차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식후 운동조차 할 겨를이 없기는 했습니다.

2위: 역시 라면이네요. 원래 면류는 정제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혈당을 높입니다(혈당 반응 Worst 음식에서 9위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만두까지 포함되어 있어 더 상승을 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고혈당이 유지되었습니다.

혈당 1.png [순두부찌개, 컵라면+만두]

3위: 아주 근소한 차이로 컵라면과 김밥입니다. 컵라면이야 면류라서 그렇다 치고, 김밥은 파로밥과 야채로 만들어서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일반 백미로 만든 김밥의 경우에는 '혈당 반응 Worst 음식' 중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던 음식입니다.

4위: 비빔밥과 국수입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면류에 더해서 비빔밥과 빈대떡도 함께 먹었더니 혈당 상승폭도 높았지만, 2시간 후 혈당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비빔밥 양념인 초고추장에도 많은 당분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때는 최소 30분 정도를 빠르게 걸었는데도 혈당이 잘 잡히지 않더군요.

혈당 2.png [컵라면+김밥, 비빔밥+국수]

5위: 역시 면류인 육전냉면입니다. 여기에 달달한 고구마맛탕과 초고추장 양념이 혈당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겉절이도 달달했는데 제법 당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운동으로 조절하려고 했으나 이때도 실패한 기억이 납니다.

6위: 프렌치토스트입니다. 방울토마토와 함께 먹어서 별로 안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급상승하여 놀랐던 음식입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아침으로 먹었던 프렌치토스트인데 배반당한 느낌이네요. 이유를 생각해 보니 보통은 무가당 땅콩버터만 발랐는데, 이번에는 딸애가 준 마늘스프레드를 바른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달달하니 맛있던데 맛있으면 혈당에 안 좋네요. 그래도 식후 2시간 혈당은 정상 범위 내로 들어왔습니다.

혈당 3.png [육전냉면, 프렌치토스트]

7위: 김치찌개와 백미밥입니다. 매번 파로밥을 먹기 때문에 한번 백미밥은 얼마나 혈당을 상승시킬까 하고 시험 삼아서 먹어 봤습니다. 여기에 초가공식품인 소시지볶음도 높은 혈당 지수를 가지고 있어, 혈당 상승폭도 높았지만 고혈당 시간이 오랫동안 유지되었습니다. 이후로는 백미는 안 먹습니다.

8위: 파스타입니다. 파스타의 열량과 탄수화물 함량 자체는 일반 소면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합니다. 다만 듀럼밀로 만들어진 파스타는 일반 밀가루 면을 먹었을 때보다 혈당 수치가 천천히 오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듀럼밀이 입자가 거칠어 소화과정에서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입니다. 혈당 급상승은 했지만 2시간 이후 혈당은 정상범위 내로 들어왔습니다.

혈당 4.png [김치찌개+백미밥, 파스타]

9위: 파로밥과 동파육입니다. 일반적인 집밥에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철가방요리사의 도량'에서 가져온 동파육과 어향가지튀김을 추가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중국음식은 소스 때문인지 꽤 혈당이 올랐습니다.

10위: 프렌치토스트와 사과입니다. 역시 마늘스프레드를 바른 프렌치토스트여서 그런지 아주 빠르게 혈당이 상승합니다. 이후 운동을 약 20분 정도 했더니 바로 내려는 갑니다.

혈당 5.png [동파육, 프렌치토스트+사과]

11위: 프렌치토스트와 방울토마토입니다. 이번에도 마늘스프레드를 바른 프렌치토스트라 비슷하게 혈당이 상승하네요. 총 3번의 마늘스프레드를 바른 프렌치토스트를 먹었는데 혈당 최고점이 각 200mg/dL, 185mg/dL, 175mg/dL가 나왔네요. 하지만 이후에는 빠르게 내려와서 안정화되기는 합니다.

12위: 비빔밥입니다. 혈당 반응 Worst에서 20위를 차지할 만큼 혈당을 상승시키는 음식입니다. 여러 가지 야채를 넣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지만 탄수화물인 밥과 당분이 많은 고추장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밥을 현미 또는 파로밥으로 바꾸면서 양을 좀 줄이고, 고추장 양념도 적게 넣어 먹으면 혈당의 급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혈당 6.png [프렌치토스트, 비빔밥]

13위: 프렌치토스트와 방울토마토입니다. 이번 프렌치토스트는 계란에 묻힌 후 구웠고 이후에 무가당 땅콩버터를 발랐는데, 역시 탄수화물이라 그런지 혈당 상승은 발생하였습니다. 다만 이전에 마늘스프레드를 발랐을 때보다는 혈당 상승폭은 조금 낮았습니다.

14위: 김밥과 제로콜라입니다. 대략 김밥 한 줄의 분량이지만 파로밥을 기본으로 당근, 오이, 단무지, 맛살을 넣어서 만들었더니 혈당 상승이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제로콜라는 확실하게 혈당 상승에는 무관하기는 한데 장내 유익균이 감소할 수 있다고 하니 많이 먹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혈당 1.png [프렌치토스트+방울토마토, 김밥과 제로콜라]

15위: 파로밥과 미역국입니다. 밀가루에 묻힌 호박전이 있기는 하지만 두릅 등 채소류가 많은 한식 기반으로 먹었더니 혈당 상승폭이 높지 않았습니다. 다만 파로밥의 양이 좀 많았는지 식후 2시간 혈당이 겨우 목표치 내로 들어왔네요.

16위: 그릭요거트와 초코파이입니다. 용기를 내서 빅 사이즈의 초코파이를 먹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달달한 것이라 혈당을 43mg/dL 정도 상승시켰네요. 하나 정도는 먹고 가벼운 운동으로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혈당 2.png [파로밥+미역국, 그릭요거트+초코파이]

17위: 파로밥과 동파육 그리고 굴비구이입니다. 파로밥을 평소보다 조금 많이 먹었지만 다른 반찬이 혈당에 영향을 적게 주어, 혈당 급상승도 없었고 운동 후 빠르게 안정화가 되었습니다.

18위: 연어초밥입니다. 연어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식품이기도 하고 칼로리도 낮은 편이라, 먹어도 혈당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초밥의 경우 탄수화물인 밥과 소스, 그리고 곁들여 먹는 반찬으로 인해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식후 2시간 혈당이 더 높습니다. 지방이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을 천천히, 오랜 시간 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혈당 3.png [파로밥+동파육+굴비구이, 연어초밥]

19위: 프로틴음료와 식빵을 발사믹&올리브오일에 찍어 먹었습니다. 냉동실에 얼려 있던 빵을 구운 후 발사믹+올리브오일에 찍어 먹으면 제법 맛있는 식사가 됩니다. 서양음식에서도 식전 빵을 제공하면서 같이 나오는 게 발사믹+올리브오일입니다. 발사믹 식초를 탄수화물과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을 늦추는 효과가 있으며, 미각을 깔끔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20위: 아몬드브리즈와 혈당케어 프로틴입니다. 아몬드브리즈에 약간의 당류(5.1g)와 탄수화물(5.4g)이 들어있어서, 먹기 전에 비해 약 29mg/dL 정도 상승했습니다. 물론 프로틴은 혈당케어 제품이라 당류가 제로입니다. 간식으로 먹었을 때 포만감도 있고 혈당 상승도 적어서 출출할 때 섭취하면 좋습니다.

혈당 4.png [식빵+발사믹오일, 혈당케어프로틴]

21위: 아몬드브리즈와 오트밀입니다. 여기에 단백질인 계란을 넣어서 먹었는데 확실하게 혈당 반응이 좋네요.

22위: 견과류입니다. 아침 식사 후 입이 심심해서 아몬드와 마카다미아를 한 움큼 정도 먹었습니다. 이전에 'The New Indian Express'에서 '혈당 급증을 예방하려면 식사 30분 전에 섭취'하는 음식 중 하나로 아몬드를 추천하였는데 역시 혈당의 변화가 적게 나왔네요.

혈당 5.png [아몬드브리즈+오트밀, 견과류]



이번에 나온 혈당 데이터를 통해 한번 더 깨달은 것은 역시 음식조절과 식후운동을 병행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탄수화물을 안 먹을 수는 없으니, 혈당은 천천히 올리면서도 많이 안 올리는 현미밥이나 파로밥과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면류는 가능하면 피하던가 아니면 조금만 섭취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면류는 피하고 싶었는데, 오늘 점심은 회사에서 나온 자장면과 만두로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었네요. 식단조절은 실패하였으니 이제 식후운동으로 혈당 급상승과 고혈당 지속을 막으러 나갑니다.

식후 운동.png

식후에 바로 슬로 조깅과 걷기를 병행하여, 약 40분 간 총 6,000보를 걷고 들어왔습니다. 아마 초기에 혈당 급상승은 어느 정도 막았을 것이지만, 면류의 특성상 고혈당은 상당 시간 유지되었을 것 같네요.


이렇게 해야지만 제가 생각하는 '당뇨 No! 피할 수 없다면 죽기 전날 OK!'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달리기 좌우.png


keyword
이전 04화전당뇨인의 고군분투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