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신학년 준비!

적응이 필요해!

by Ella


9월, 새 학년의 시작

드디어 기나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학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반 학년 정도 빠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2-2학기 학생은 캐나다에서는 3-1학기가 되지요.

2024년 3월 제인이는 한국에서의 1학년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학년이 되었습니다.


캐나다 학교는 새 학년이 되면 일주일 동안 전 학년 담임 선생님과 시간을 보냅니다.
이 기간 동안 교사들은 반 편성과 새 학년 학사 일정을 준비하고, 아이들은 긴 방학 뒤 학교에 다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집니다.

9월 둘째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새 학급의 배정과 새 담임 선생님과 함께 수업이 시작됩니다.

(학교마다 다릅니다.)



복식 학급과 투 담임


복식 학급, 들어보셨나요?
한국의 시골 학교에서는 학급 인원이 적어 1·3학년이 함께 수업하는 경우가 있지요.

캐나다 학교에서는 1·2학년, 2·3학년 같은 복식 학급이 흔합니다.

(* 한 반 인원수는 20명 내외 / 3학년 5학급 중에 4학급이 2,3학년 복식학급입니다.)


처음엔 “학년을 통합한다고?” 하며 멘붕이 왔지만,

교과서가 없는 대신 담임교사가 모든 수업을 구성하기 때문에 개별화 수업이 가능합니다.

(* 캐나다 초등학교는 정해진 교육과정이 없습니다. 교과서가 없습니다.)


또한 도우미 선생님과 특수아동을 위한 보조 교사도 함께 들어옵니다.

담임 선생님 외에 1~2명의 보조 교사가 보충됩니다.


올해 제인이의 반 담임 선생님은 두 분입니다.
월요일엔 한 분, 화~금에는 다른 한 분이 맡고 계시지요. 선생님의 개인적인 사정은 모르지만,

한국과는 매우 다른 시스템에 저도 놀랐습니다.

한국은 담임이 학기 중 자리를 비우기가 매우 힘든 시스템이거든요.

특히 요일별로 담임이 다르다는 점이 이색적입니다.

캐나다에서는 학생들의 배움이 중요한 만큼 교사의 복지도 중요시된다는 점이 참 다른 거 같습니다.



복식 학급의 장점

복식 학급에는 장점도 많습니다.
학년이 다른 아이들이 서로 도우며 배우고, 함께 활동을 하면서 리더십과 협동심도 자연스럽게 키웁니다.

예를 들어, 2학년 학생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3학년 친구에게 물어보면, 3학년 친구가 친절하게 설명해 줄 수가 있지요. 체육 시간에는 2·3학년이 한 팀이 되어 게임을 하거나, 미술 시간에는 선생님을 대신해 3학년이 도우미가 되어 줄 수 있어요.


이 모든 게 캐나다 교육의 핵심인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과 이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9화 캐나다는 반장이 없어요, 참고해 주세요.)


상대방의 나이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우리의 문화와는 달라서,

동생들과 같은 반이 되었다고 속상해하지 않아요.


이름과 존중

영어권에서는 언니, 오빠, 형 같은 호칭이 없습니다.
선생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이름을 부릅니다. 엄마에게도 이름을 부릅니다.


그렇다고 절대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는 않아요.

나이나 학년보다 중요한 건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 한국 엄마는 제인이 친구들에게 Ella의 이름을 알려줍니다.

8살 꼬맹이들이 제이름을 그대로 불렀다가는 제가 뒷목을 잡을 것 같아서요~)



새 학년 맞이, 부모의 역할

새 학년 제가 크게 느끼는 차이는 바로 부모의 역할입니다. 새 학년 부모는 진짜 바쁩니다.

한국에서야 학교 짬밥(?)이 오래되다 보니 준비물 리스트도 척하면 척,

든든한 지원군인 쿠팡과 다이소가 다 해결해 주니까요.

사실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준비물은 담임교사가 구해오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민원이 무서워요.)


캐나다 학교 새 학년은요.

담임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셔플 리스트(supply list)’를 나눠줍니다.

셔플 리스트(supply list) - 학용품 준비의 한국어 번역본은 제가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부모는 스테이플스(큰 문구점), 월마트(이마트), 아마존(G마켓) 등 온갖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를 뒤져야 합니다. 구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에 모여 있지 않으니, 여기저기 시간을 들여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담임선생님은 세세하게 지정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AA브랜드 - 색연필 24색 , BB브랜드 노트 파란색, CC브랜드 HB 연필 12자루 깎아서 준비

결국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학용품을 준비하게 됩니다.

모든 펜, 공책, 지우개에도 아이 이름을 일일이 적어야 하지요.

(준비하는 학용품들이 비슷하다 보니 인근 쇼핑몰에는 준비물이 이미 동나서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학용품을 구하러 10-20km 다른 동네까지 구하러 다닙니다. 한국처럼 마트가 모여있지 않아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학교에서 단체로 주문을 해주는 센스 만점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담임 선생님이 “ 꼭 @@ 브랜드로 사세요”라고 했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겁니다.

“우리 집에 비슷한 게 있는데 그거 가져가면 안 되나요? 작년에 쓰던 거 가져갈게요. 가짓수는 왜 이렇게 많나요? 쿠팡에 XX브랜드가 더 저렴해요. 저는 구할 수가 없어요........... “


담임교사의 수업방식을 신뢰하는 이곳은 당연한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담임의 학급운영 방식에 부모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결국 새 학년을 맞는 건 아이만이 아닙니다.

부모도 함께 적응해 가야 합니다.


색연필, 크레용 그리고 펜 뚜껑, 지우개 안 까지 이름을 꼼꼼하게 적습니다.


제인이가 며칠 사이 부쩍 큰 느낌이 듭니다.

키도 자라고, 생각도 자라고, 마음도 커졌겠지요.

혼자 해보고자 하는 게 많아져서 언니 느낌이 난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 모든 모습이 아름답고 귀합니다.


새 학년 새 가방을 메고 설레며 등교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함께 설렙니다. 제인이의 3학년도 파이팅입니다.


이모 협찬- 새 학년 맞이 새 가방 이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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