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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Sep 23. 2020

중국 커피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배달'


중국의 커피 시장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커피시장이다.  중국의 커피시장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5.1%를 기록했다.  중국 연평균 개인별 커피 소비량은 2013년 3.2잔에서 2018년 6.2잔으로 약 2배 증가하였으며, 연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전통적인 차(茶)를 누르고, 앞으로 커피가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중국 내 커피 브랜드 인지도 및 매장 수 1위는 스타벅스이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중국에 3,684개 매장이 운영 중으로, 매장 수는 미국 다음 2위이다.  현재 중국 141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여기에, 최근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SATURNBIRD COFFEE(三頓半咖啡)와 YOUNGPU COFFEE(璞咖啡)등도 자금조달에 성공하여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고, 캐나다의 '팀 호튼(Tim Horton)'도 텐센트의 전략적 투자를 받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의 전통 기업  '통런탕(同仁堂)'까지도 "약선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중국내 커피의 인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Source : 통런탕(同仁堂)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커피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특한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커피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배달'이다.  


'Nowwa coffee(挪瓦咖啡)'는 배달 서비스 전면에 내세운 벤처 커피 기업이다.   '비단(Meituan)', 'Ele.me(餓了麼) ' 등 이미 수억 명의 고객을 보유한 딜리버리 플랫폼과 협업하여 사업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Source : 'Ele.me(餓了麼)


창업자이자 CEO가 'ele.me' 출신이다.  그는 2014년에 이 회사에 입사한 이래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가 5년 동안 일하면서 커피사업이 가장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 배달 상품 중에서도 커피는 연 50 ~ 100 % 의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2019 년 6 월 'ele.me' 시절의 동료 2명과 노르웨이 출신 커피 애호가와 Nowwa coffee를 창업했다.


그는 중국 커피 업계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흐름이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스타벅스 등을 선두로 이른바  '장소 제공 '을 핵심 가치로 삼는 것이다.  사교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콘셉트이다.  두 번째는 편의점 커피와 같이 '커피 그 자체의 효과'를 중시하는 것으로, 잠을 쫓거나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과와 기능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것이다. 


Nowwa Coffee는 후자와 유사한 사업모델이지만, 여기에 추가로 합리적인 가격을 접목했다.  이들의 목표는 '커피 업계의 유니클로'가 되는 것이다.  가격대는 15 ~ 25 위안 (약 2,000~4,000원) 수준으로, 중국 화이트 컬러의 소비 수준을 감안했다. 


Source : Nowwa Coffee


커피 원두는 남미, 동남아시아 등  5개 지역에서 구매한다.  이후 정해진 비율로 혼합하여 커피를 만든다. 창업 초기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약 1만 명의 의견을 모아 커피를 맛을 완성했고,  참가자의 90% 이상이 커피 맛과 품질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 


그러나,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하면, 비용 관점에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는지 궁금해진다.   Nowwa coffee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장 운영을 직영과 프랜차이즈의 중간 형태로 운영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매장을 인수하고, 수리와 디자인 변경은 최소한으로 한다.  매장 오너는 임대료만 부담하고, 점포 운영 포함 일련의 모든 업무는 Nowwa Coffee가 맡는다.


중국에는 이미 수 십만 개의 커피전문점이 존재한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매장 운영은 순조롭지만, 온라인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Nowwa coffee가 바로 이 점을 포착했다.  온라인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매장 변경과 설비투자를 하게 되면, 몇 백만 원 수준의 자금으로 새로운 Nowwa Coffee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Asset Light' 전략을 통해 Nowwa Coffee는 불과 1년 만에 상하이, 항저우, 난징 등 대도시에 4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했다.  대부분 매장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75%를 차지한다. 




고객은 22 ~ 35 세의 샐러리맨이 중심으로, 월간 재구매율은(충성도)는 49 % 이다.  마케팅 전략으로는  오레오(OREO)와 도브(DOVE) 초콜릿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강화도 함께 꾀한다.  향후 아침메뉴나 애트터눈 티 등의 새로운 메뉴도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Nowwa Coffee의 직원 수는 약 60 명으로 본사는 상하이에 있다. 직원들은 대부분 'Ele.me'와 네슬레, 알리바바, 'JD.com' 등 리테일, IT, 물류 경력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쯤 되니, 그럼 배달 커피의 맛이 궁금해졌다.  직접 Nowwa coffee를 맞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커피 브랜드로 도전을 해봤다.  사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어느 나라에서든지 배달 문화에  익숙하다.  외출 자체가 어렵다 보니 우선,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커피의 경우, 가장 걱정되는 것이 "매장에서 먹던 맛과 똑같을까?", "혹시 아이스커피의 얼음이 녹거나, 따뜻한 커피가 미지근해서 오는걸 아닐까"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경험해 본 배달 커피는 기대 이상이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향기가 좋았고, 따뜻했다.  또 하나, 어플로 직접 주문을 해보니, 사람의 심리가 커피만을 주문하지 않게 되더라.  달달한 간식거리도 같이 주문하게 된다.  같이 있는 가족도 챙겨야 한다.  판매하는 상품마다 차이는 좀 있겠지만, 커피 업계가 배달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이유가 새삼 이해가 된다.  더군다나, 출근시간에 붐비는 카페에서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사무실에서 주문하고 15분 정도만 기다리면 바로 배달해주는 커피는 정말 편리하다.   1분 1초 시간이 아깝고,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운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그 커피 브랜드는 지금 마시고 싶다.  이런 사람에게는 단순히 시간을 아끼는 것 외에, 추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준다.


이제 커피도 잡지나 우유처럼 구독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보온병에 담겨 있는 커피가 문 앞에 있을 수도 있고, 맥주와 비슷한 크기의 대용량 캔 커피를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  편리하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다.   한번 스트레스가 없는 경험을 하게 되면 웬만하면 다시 불편했던 시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사업모델이다. 



[같이 보면 좋은 글]

- 스타벅스와 팀호튼은 왜 중국으로 가는가? https://brunch.co.kr/@eddle/51

- 언택트 시대에 "배달 로봇" 성큼 다가온다. https://brunch.co.kr/@eddle/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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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www.nowwa.cn/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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