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옆 사람, 앞뒤 사람 하고도 인사 나누세요.”
아쉬탕가 요가 선생님은 수업 시작과 마무리에 앞, 옆, 뒤에 앉은 사람과 ‘나마스떼’를 나누는 시간을 주셨다. 양손을 가슴 앞이나 이마 앞에 모으고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며 ‘나마스떼’라 말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다. 그런데 화장기 없는 민낯에 브라탑만 입은, 그러니까 헐벗은 채(?)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어색했다. 보통은 수련실 안에서 스스로의 수련에만 집중하지,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칠 일은 없다. 그러니까 인사를 나눈다는 건 옆에 앉은 모르는 남자애와 손을 잡고 성가를 불러야 하는 초등부 주일학교의 여자아이가 된 것만큼이나 불편한 것이었다. 그런데 한 시간의 아쉬탕가 수련을 끝내고 나면, 그래서 온몸이 땀범벅이 되고 머리가 산발이 되고 난 후에 나마스떼를 나눌 때면 멀끔한 모습의 시작 인사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유대감이라고 해야 할까, 동료의식이라고 해야 할까 하는 것이 생겨 벌게진 얼굴에 미소를 띠고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요가원에 가는 대신 혼자서 수련을 하면서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따뜻하게 눈을 맞추며 ‘나마스떼’ 인사를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 속 요가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입 밖으로 내는 나마스떼의 울림도 좋지만, 그건 또 다르다.
인도와 네팔에서 쓰이는 인사말이기도 한 ‘나마스떼’는 요가에서 ‘내 안의 신의 내면의 빛이 당신 안의 신의 내면의 빛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 안에도 신이 있고, 당신 안에도 신이 있고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신이 들어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야 마땅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신이자 우주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이다.
요가를 하면서 ‘나마스떼’ 다음으로 많이 듣는 단어는 ‘옴’인데, 나마스떼처럼 가슴 앞에 양 손을 모으고 “오옴~~~~”이라는 소리를 한 번, 혹은 세 번 낸다. 그것을 ‘옴 찬팅’을 한다고 말한다. 영어 표기 그대로 ‘옴 OM’이라고도, ‘아움 AUM’이라고도 발음하는 옴이라는 단어 자체는 ‘전지, 전능’의 뜻을 지니며 그 소리를 우리는 우주의 소리라 여긴다. 우리는 모두 움직이고 변화하고 숨 쉬는 우주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오옴~~’이라는 소리를 내면 그 진동에 편승할 수 있다고 한다. 선생님은 3번의 찬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을 위한 한 번, 수련을 위한 한번, 우리 모두를 위한 한 번이라고 말씀하셨다. 요가원에 가면 볼 수 있는 붓으로 그린 검은색 글자, 가끔 요가 선생님의 몸에서 타투의 형상으로 발견되기도 하는 그 글자가 바로 옴이다.
‘옴’은 단독으로 호흡의 길이만큼 길게 발성되기도 하지만, ‘옴 샨티 샨티 샨티’와 같이 ‘샨티’라는 예쁜 단어와 결합되어 쓰이기도 한다. 샨티는 발음만큼이나 아름다운 뜻을 지니고 있다. 바로 ‘평화’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옴 샨티’는 ‘모두에게 평화를’이란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고, 샨티를 세 번 읊는 이유는 몸과 마음과 말에 평화를 기원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바 아사나. 그러니까 ‘아사나’라는 단어가 요가에 항상 들어간다는 거지?”
“응. 나바아사나, 가루다아사나, 타다아사나, 이런 식이야. 영어로는 보트포즈, 이글포즈, 마운틴포즈라 부르거든. 그러니까 아사나는 영어의 포즈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요가 선생님은 ‘앗싸나’ 라 발음하기도 하셨고 ‘(아)사나’라고 부르기도 하셨다. 산스크리트어 자체로는 ‘앉다’라는 뜻이지만 요가에서는 ‘자세’라는 의미로 통한다. 예를 들면 코브라자세, 물고기자세, 왕비둘기자세, 개구리자세 등의 그 자세 말이다. 그러고 보면 요가 동작은 참 많은 동물들의 자세를 표방한다. 인간이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결국 동물의 움직임을 배워야만 한다는 말인 건가? 어쩌면 동물로부터 영감을 받은 요가의 자세들이 현대사회의 우리를 자연과 연결시켜주는 그나마의 가느다란 연결고리가 될는지도 모르겠다. 요가쿨라의 김이현 원장님도 <춤추고 노래하고 요가하는>이란 책에서 확실히 산, 들, 나무, 바위 등 자연에서 많이 놀아본 사람들이 요가 동작을 하기가 쉽다며 ‘요가와 자연은 하나이고 그 깊이가 같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는다.’라 말했다.
요가란 몸을 움직이는 아사나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나마스떼’의 손모양으로 ‘옴’을 발성하며 앉아서 하는 명상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몸과 마음과 정신의 완전한 합일 상태를 위해 그것들을 이어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옆 사람과 나를 서로 이어주고,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것, 이를 통해 결국 자아에 대한 진리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 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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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