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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i Jun 04. 2020

자도자도 피곤하다면 ‘000 루틴’ 만들기

깜빡 하고 불을 켜고 자버린 날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가 잠들어버린 날 
세안을 제대로 못하고 자버린 날 
양치질을 깜박하고 잠들어버린 날     


이렇게 잠들어 버린 날 아침에는 왠지 모르게 몸이 찌뿌둥하고 잘 잤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와 비슷한 시간을 잤음에도 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에는 불을 켜고 잔 날의 수면 만족도가 가장 낮다. 그런 날에는 아침부터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평소보다 하품이 더 많이 나오고 내내 졸린 기분을 느낀다. 세안을 제대로 못하고 잔 날에는 자는 내내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맴돈다. ‘아, 세수 하고 자야하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선크림을 많이 발라서 꼭 클렌징 하고 자야하는데.’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고 잠 들어 버린 다음 날은 언제나 찝찝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Photo by Cris Saur on Unsplash

  



나이트 루틴이 필요하다.


찝찝한 아침이 아닌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자야 한다. 잘 자야 잘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잘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자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잘 자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잠들기 전 한 시간을 잠자기 위한 준비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냥 자면 되지 무슨 자는데 까지 준비의 과정이 필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필요하다. 일어나서 하는 일인 모닝 루틴이 필요한 것처럼 잠자기 전 하는 일인 나이트 루틴도 필요하다.

    

나이트 루틴은 일종의 ‘잠자기 의식’이다. 아이를 키웠거나 키우고 있는 육아 대디, 육아 맘들은 이 잠자기 의식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그리 쉽게 잠들지 않는다. 잠이 오면 그냥 자면 될 텐데 갑자기 떼를 쓰고 울기 시작한다. 안아서 토닥토닥 해줘야만 잠 드는 아기, 몸을 조물조물 마사지 해준 다음에서야 잠 드는 아기, 엄마 젖이나 공갈젖꼭지라도 물어야만 잠 드는 아기, 그림책을 읽어줘야만 잠 드는 아기. 이처럼 아기들은 잠 들기 전에 편안하고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길 원한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잠이 든다. 이런 것들을 아기들의 나이트 루틴이라고 말할 수 있다.


Photo by Dakota Corbin on Unsplash

   

나이트 루틴을 밟게 되면 우리의 몸은 “아, 이제 잠을 자려고 준비를 하는 구나.”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비행기 착륙 전 승무원의 “우리 비행기는 착륙을 준비합니다.”라는 메시지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비행기가 활주로에 무사히 내리기 위해 일련의 준비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내 몸의 전원을 끄는 나이트 루틴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깜빡 하고 불을 켜고 자버리거나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 잠들어버린다.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잠 들면 수면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인 중의 한 사람은 잠자기 30분 전, 온 집 안의 불을 끄고 라벤더 향이 나는 향초를 켠다. 향초의 은은한 향을 맡으면 직장에서 있었던 스트레스들이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 유튜브에서 명상 음악을 재생시킨 뒤 거실을 10분 정도 어슬렁거리며 걷는다.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몸을 흔들며 걷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하품이 나오며 잠이 온다고 했다.


나의 경우, 잠들기 한 시간 전까지 양치질과 세안을 무조건 마친다. 잠들기 30분 전에는 서재로 들어간다. 책상 첫 번째 서랍에서 감사 일기를 꺼내 오늘 하루 중 가장 인상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한 일 두 가지를 적는다. 천장을 바라보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성찰해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 다음엔 서재의 불을 끈다. 컴컴한 방에서 의자에 앉아 10분 동안 심호흡을 한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장이 풀려 ‘이제는 자도 될 것 같다.’라는 느낌이 온다. 그 때 바로 침실로 들어가서 몸을 눕힌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아침이 되어 있다.


Photo by Adrian Swancar on Unsplash



     

나만의 나이트 루틴 설계하기


모닝 루틴이 그렇듯 나이트 루틴에도 정답은 없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설계 하면 된다. 다음은 수면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수면을 도와주는 활동들의 목록이다. 이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하고 싶은 몇 가지를 선택해서 나만의 나이트 루틴을 설계해보자.


Photo by Esther Wilhelmsson on Unsplash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 듣기 

 수면 무드 등 옆에서 오늘의 감사 일기 적기

 따뜻한 우유 한 잔 마시기

 이해하기 어려운 두꺼운 책 10분 읽기

 향초를 켜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기

 뜨거운 물으로 반신욕이나 샤워하기

 침실을 포함한 집안의 조도 낮추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이완시키기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콘텐츠 듣기 


▶ ‘잠자기 의식’에 도움이 되는 수면 유도 사운드 ◀ 

- 백색 소음 : 빗소리, 파도 소리, 바람 소리, 폭포 소리, 귀뚜라미 울음소리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일정한 스펙트럼을 가진 신호

– ASMR : 장작 타는 소리, 귀 파주는 소리, 친구에게 속삭이는 소리, 연필 깎는 소리, 과자 씹는 소리처럼 귀를 간지럽히는 정도로 속삭이듯 들리는 소리.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학술적으로 증명되진 않았다.

 – 명상 음악 : 수면 유도 사운드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비슷한 멜로디가 반복되고 잔잔한 패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오늘부터 나만의 나이트 루틴에 맞춰 저녁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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