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뚫을 거야!
상상에 빠진 동화 050 코를 뚫을 거야!
06. 코를 뚫을 거야!
눈 오는 마당에
그림 그리는 송아지를 보기 위해 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복희네 집을 다녀갔어요.
산골짜기 복희네 집에 봄이 찾아왔어요.
숲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피었고 들판에도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봄이 되자
복덩이는 밭에서 쟁기질하는 엄마소를 따라 들판에 나갔어요.
가끔
이웃집 만수네 집 배추밭에 들어가 말썽을 피우기도 했어요.
복덩이 때문에
복희와 덕희는 일기장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었어요.
“복덩이도 이제 코를 뚫어야겠다!”
오늘도 배추밭으로 들어가 말썽을 피운 복덩이를 보고 아빠가 말했어요.
“아빠!
아직 어리잖아요.”
복희와 덕희는 아직 어린 복덩이 코를 뚫는 게 싫었어요.
“말썽만 피우는 데 그냥 둘 수 없지!”
아빠는 들에 나오면 매번 말썽을 피우는 복덩이를 걱정했어요.
“어차피 뚫을 건데!
좀 일찍 뚫어줘야지.”
아빠는 결심한 듯 말했어요.
복희와 덕희도
이웃집 논밭에 들어가 말썽 피우는 복덩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없었어요.
“아가!
코를 뚫을 거야.”
엄마소가 옆에 누워있는 새끼에게 말했어요.
“누구 코를!”
복덩이는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었어요.
자신의 코를 뚫는다는 것도
또 뜨거운 쇳덩이를 넣어 생살을 뚫는 것도 몰랐어요.
“남의 밭에 들어가 말썽 피우니까
주인아저씨가 코를 뚫어서 밧줄에 묶어둘 거야.”
엄마소는 어릴 적 코를 뚫는 기억을 살려 새끼에게 말해주었어요.
“싫어요!
난 뚫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말 잘 들으면 되잖아요!”
복덩이는 코를 뚫고 싶지 않았어요.
그동안
복희 가족들에게 사랑받은 것도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소영 없어!”
엄마소는 가슴이 아팠지만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끼에게 말했어요.
“싫어요!
난 절대로 코를 뚫지 않을 거예요.
집을 나갈 거예요.
숲에 들어가 살면 되잖아요.”
복덩이는 결심이라도 한 듯 엄마소에게 말했어요.
“안 돼!
숲은 더 위험해.”
새끼가 집을 나가겠다는 말을 하자 엄마소는 걱정이 앞섰어요.
“말썽 피우는 개들은 코를 뚫지 않잖아요!”
복덩이는 이웃집 개가 사람을 물고 밤새 시끄럽게 짖어도 소처럼 코를 뚫지 않은 게 이상했어요.
엄마소와 새끼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엄마소가 깜박 잠든 것을 본 복덩이는 외양간 문을 밀치고 나갔어요.
“자유! 억압! 순리! 정의! 민주주의!”
숲을 오르며 복덩이는 복희와 덕희가 말한 것들을 생각했어요.
“소들에게는 그런 게 없는 거야!”
복덩이는 뒷산을 오르며 다른 동물과 차별받는 것 같았어요.
“아주 멀리 안 가면 되잖아!
엄마가 보이는 곳에 숨어 살 거야.”
복덩이는 깊은 숲으로 들어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