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19. 2024

이상한 녀석!

유혹에 빠진 동화 274 이상한 녀석!

3. 이상한 녀석!





이상한 녀석!

학교에서 민수는 이상한 녀석으로 통했어요.

친구들에게 꿈을 사는 녀석으로 통했어요.

남자 친구들은 돈이 필요하면 가짜 꿈이야기를 민수에게 팔아 과자를 사 먹거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어요.

그런데

민수가 어제부터 달라졌어요.


"잔소리!

잔소리 삽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선생님

오빠

언니

동생

어떤 잔소리든 삽니다.

잔소리 삽니다!"


민수는 교실을 돌아다니며 말했어요.



그림 김유빈





선아는 망설였어요.

엄마 잔소리를 팔고 싶었어요.


"민수야!

잔소리 하나에 얼마 줄 거야?"


선아가 다가가 물었어요.

민수는 첫 손님이라 생각하며 선아에게 다가갔어요.


"오백 원!

잔소리가 재미있으면 천 원.

더 재미있으면 이천 원.

어때!

잔소리 팔 거야."


민수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냈어요.


"가격은 어떻게 결정해!"


"그건!

잔소리 듣는 순간 알아.

가격 걱정은 하지 마."


민수 말을 들은 선아는 망설였어요.

엄마 잔소리 팔면 돈이 생길 것 같았어요.


"싫어!

안 팔면 간다."


민수는 다른 반 교실도 가야 했어요.

선아는 결정하지 못했어요.


"옆 반!

갔다 와.

나는 좀 더 생각해 볼게."


선아는 민수와 헤어진 뒤 교실로 들어갔어요.


"잔소리!

잔소리 삽니다.

가슴속에 숨겨둔 잔소리 꺼내 팔면 돈이 생깁니다.

여러분!

잔소리 파세요."


민수 목소리가 옆 반까지 들렸어요.


철수

은철

만수

경호

순이

철민

동철

은아

설아

혜민

선빈


민수에게 잔소리 판 친구들이었어요.

민수는 <잔소리 가게>를 차렸어요.

옆에

<꿈 파는 가게>도 차린 민수는 어린이답지 않았어요.


선아는 엄마 잔소리를 팔지 않았어요.

민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어요.

잔소리가 팔리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림 김유빈





선아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민수 가게로 향했어요.

며칠 째 근무했지만 잔소리는 하나도 팔리지 않았어요.


비가 내리는 날!

중년 신사가 <잔소리 가게>를 찾아왔어요.


"안녕하세요!"


선아가 반갑게 맞이했어요.


"안녕하세요!

<머니 잔소리> 있을까요.

최근 것이면 좋겠어요.

머니와 아들이 주고받은 잔소리면 좋겠어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선아는 잔소리가 꽂혀있는 곳에서 손님이 원하는 것을 찾아봤어요.


"손자와 할머니!

강아지와 엄마

뚱뚱이와 엄마

소녀와 소년

소녀와 아저씨

소년과 엄마

소년과 할머니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어머니와 아들

이거다!

손님 찾았어요."


선아는 <어머니와 아들> 잔소리를 꺼내 손님에게 주었어요.


"얼마인가요!"


"네!

이건 만이천 원 입니다."


"깎아주지는 않죠!"


"네!

제가 주인이 아니라서요."


손님은 <어머니와 아들> 잔소리를 사갔어요.

선아는 놀랐어요.

비싸게 팔리는 것도 놀랐지만 잔소리를 사 가는 손님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놀랐어요.



"민수!

저 녀석 천재야.

잔소리 팔 생각을 하다니.

아니지!

꿈도 사와 파는 녀석이야.

미쳤어!

잔소리 팔 생각을 하다니."


선아는 민수가 천재 같았어요.

남이 하지 않는 일을 시작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어요.

선아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갔어요.


"엄마!

잔소리 팔아도 될까요?

엄마가 딸에게 하는 잔소리 말이에요."


"뭐!

잔소리를 판다고.

누구 맘대로.

돈은 누가 주는데.

그런

거짓말이 어딨어.

잔소리 사는 곳 있으면 달려가 팔아야지.

어디야?"


엄마는 잔소리 대장답게 말했어요.


"엄마!

그건 비밀이에요.

어린이만  팔 수 있어요."


"뭐!

비밀.

너만 팔 수 있다고.

마녀라도 만난 거야.

아니면

마법사를 만난 거야!"


엄마는 화난 듯 말했어요.


"마녀!

아니에요..

마법사도 아니에요.

어린이들만 잔소리 팔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거기가 어디야.

말해 봐.

엉덩이 한 대 맞고 말할 거야."


"안 해요!

아니 못 해요.

엉덩이 때리세요."


선아는 엄마 앞에 엉덩이를 내밀었어요.


"호호호!

웬일이야."


엄마는 놀랐어요.

먼저 때려달라는 건 처음이었어요.

엄마는 예쁜 딸을 껴안아주고 부엌으로 향했어요.

요리할 시간이었어요.


선아는

잔소리 리스트를 작성했어요.


"엄마와 딸

엄마와 그녀

엄마와 소녀

어머니와 딸

어머니와 소녀

어머니와 그녀

히히히!

몇 개나 될까.

돈이 꽤 되겠다.

좋아!"


선아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어요.


"엄마!

잔소리가 돈이 되다니.

히히히!

좋아 좋아!"


선아는 행복했어요.

민수가 내일도 잔소리 사겠다고 하면 좋겠어요.


"딸!

시식 시간이야."


"네!"


선아가 부엌으로 달려갔어요.


"뭐야!

이런 일은 없었잖아.

세상이 개벽한 거야.

아니면

딸 머리가 이상해진 거야!"


엄마도 깜짝 놀랐어요.

선아는 엄마가 해준 요리를 시식했어요.

오감을 통해 요리 맛을 봐야 하는데 깜빡했어요.


"어때!

맛있지."


"네!

맛있어요."


선아는 엄마 요리가 맛있다고 대답했어요.

엄마도 기분 좋았어요.

딸이 이상한 것 같았지만 맛있다는 말에 잊어버렸어요.

























그림 김유빈

그날 밤!

선아는 엄마 품이 따뜻했어요.


"엄마!

사랑해요."


"딸!

잔소리 더 들어야겠구나."


엄마는 딸을 꼭 안고 잠이 들었어요.

선아는 잠이 안 왔어요.

내일이 빨리 왔으면 했어요.

이전 02화 식으면 맛없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