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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Aug 27. 2024

訴人(소인)

訴人     


얼굴 가린 푸른 하늘

무엇이 부끄러워 회색 손등만

보여주는 걸까     


좁은 보도블럭 틈에 끼인 민들레

누구에게 떳떳하지 못하길래

매서운 바람 등쌀에 떠밀려 와

먼지 아래에 뿌리 내린 걸까     


허둥지둥 내달리는 파도

무엇에게 쫓기길래

하얗게 질려 

쉼 없이 도망치는 걸까     


치켜올린 눈썹 아래 매달린

하늘과 민들레 그리고 파도

고개 드는 법을 잊은 나는 왜

무엇도 끌어안을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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