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처음이라는 단어엔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처음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두려움 앞에 한 수 접은 것이고, 처음을 딛었다면 두려움을 안고 뒷면에 있는 설렘을 바라본 것이리라. 그러니 모든 것을 처음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자칫 권태로울 수 있는 삶의 만면에 두려움과 설렘이라는 역동성을 부여할 수 있을 테니까.
눈에 비치는 모든 사물이 새로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나는 그 새로움을 느끼는 순간마다 엉성한 메모를 해왔다. 그렇게 작은 메모들이 모여 목련이 피어날 때쯤엔 시집을 한 권 이룰 수 있게 되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빗방울이 모여 작은 웅덩이 만들 듯 모인 시들이 밝은 볕에 기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스며들기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하였다.
목련 잎이 지고, 때아닌 태풍이 지나가는 여름, 새로운 플랫폼에 발을 딛어 글을 연재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왔다. 도서에 머무르던 나의 작은 속삭임이 인터넷이라는 넓은 대해에서 마음껏 유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유롭게 떠다니던 글들이 사람들에게 닿아 자리잡을 수 있다면 더욱 기쁠 것 같다. 유리병에 편지 하나 봉해서 넓은 바다에 던지는 마음으로, 옅은 기대와 설렘으로 첫 발을 띈다.
2024년 8월, 설렘을 바라보며
김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