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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Mar 11. 2024

여름나무


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갑갑했던 마음이 숨을 쉰다


 


도시의 열기 속에


타들어 가는 몸과 마음


열받은 스레트 지붕 아래


익어가는 독거노인처럼


바람도 불지 않는 문 밖으로 나와


한숨 내뿜을 때


 


울창한 너의 푸른 잎으로


위로를 건네면


희미한 웃음 물감처럼 번지고


잊고 있던 싱그러운 기억


떠오르리니


 


뜨거운 태양을 달래며 성숙해지는


짙푸른 그 마음


넉넉한 그늘이 되어


눈물처럼 흐르는 땀을 씻어 모아


생명의 샘물을 만든다


 


너의 청량한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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