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프로테스탄트 윤리
우리말 번역본이 나오지 않은 관계로 대략이나마 책의 내용을 공유하고자 정리해 본다.
제목이 말하는 바와 같이 이 책은 루터의 개혁적 신앙 정신과 윤리가 스칸디나비아 국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연구한 책이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막스 베버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또 다른 버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베버는 칼빈주의가 번창했던 지역인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에서 자본주의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는 것을 보며 칼빈의 기독교 윤리와 경제발전 간의 상관관계를 찾으려 했다. 칼빈은 직업이 하나님이 부여하신 소명에 근거한 것이므로 모든 노동에 가치가 깃들여 있음을 강조했고, 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로 여겼다. 그 노동의 결과물로 얻어진 것이 재화이므로 재산이 늘어나는 것은 땀과 수고의 결과라고 가르쳤다. 부의 축적이 탐욕에 근거한 죄가 아니라 노력의 결실이라는 측면은 사람들에게 물질에 대한 새로운 가치임과 동시에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반면 이 책은 루터의 개혁주의 신앙 윤리를 받아들인 지역에서 신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주목한다. 바이킹의 후예들이 살던 19세기 스칸디나비아는 사실 유럽의 변방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었다. 20세기에는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의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늘 외압에 시달리던 나라였다. 다행이라면 유럽의 본토와는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으며 꾸준한 성장을 이루었고, 개혁적 기독교인 루터교를 받아들여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루터의 정신이 사회의 근간이 되는 국가가 되었다. 16세기의 기독교가 개혁정신에 입각한 칼빈과 루터에 의해 주도되었다면 노르딕 국가는 독일을 배경으로 했던 루터의 정신을 받아들여 북유럽 사회에서 그 정신을 녹여낸 것이다.
루터는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그의 계명을 지킨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물건을 훔치거나 돈에 이자를 물리기보다 필요한 자의 필요를 채우고 그들에게 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식은 노르딕 사회의 저변에 뿌리내려서 사회적 연대로 이어졌고 오늘날에도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119 page
핀란드의 경우, 루터란이즘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주워진 소명으로 일상적 노동을 하고, 세상의 권세 역시 그에게서 나온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뜻은 특별히 이 사회계약 안에서 발전된다. 사회계약에 근거한 세상 권력은 대중을 돌보는 데 힘쓰며, 대중들은 성실히 일하며 소득의 일부를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긴다. 이러한 방식의 결합은 대중들에게 평등한 삶의 보장으로 완성된다. -129 page
베버는 두 가지의 윤리가 존재함을 밝혔다. 칼빈의 윤리와 루터의 윤리이다. 전자는 자본주의의 발전에 기인했다면 후자는 스칸디나비아에 사회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노르딕을 복지국가로 만들었다. -133page
Robert H.Nelson은 경제학자이자 공공정책을 가르치는 미국의 교수다. 그리스도인이며 북유럽의 배경을 가진 부모님의 영향으로 스칸디나비아의 문화와 역사에도 조예가 깊다. 이 책은 칼빈이즘의 영향 하에 발전한 미국과 루터란이즘으로 형성된 노르딕 국가를 종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같은 그리스도의 이념에 그 뿌리를 두지만 현재는 너무나 다른 사회를 이루고 사는 나라.
경제, 정치, 법제도, 여성의 사회참여, 교육, 노동, 복지 시스템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묵직함과 동시에 유럽과 미국인이 책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중 한 문장으로 책의 내용을 가름하지만, 앞으로도 찬찬히 섹터별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노르딕의 사회 민주주의는 그 자체가 현대화된 종교의
한 형태이거나 세상에 구현된 루터란이즘의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