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unknown 11화

거지

부끄러움이란

by kieroon

새 시계 자랑하지 마

한여름 오후 온몸이

얼음이 돼버린 거지

길바닥에 서서 내내



목소리 선물 받지 마

엎드린 맞절에 생일이

치러지게 된 거지

추운 거지 바닥에서



시계 찬 외계인이

누가 누구 여긴 어디


지구를 욕망하지 마

걸어 나가 찾지 마

새벽 내 헉헉 한 거야


"지금 어디쯤 가고 있니?"


빠르게 도망친 바른 예의

썩은 밤 씹고 뱉고 만다

구불구불 퉤 퉤 퉤


아침엔 사과

구겨진 잠 확

어딘지 개뿔 같은

시간 흐르는 거지

길바닥에서 여태


바라보자 텅 빈 하늘

어김없이 뜨거운 해가

떠오르는 거지

부끄러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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