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 선택의 길에서 4

두 마리 토끼 잡기 | 학업과 정서

by Journey



많은 사람들이 ADHD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ADHD가 있는 사람은 집중을 못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도 ADHD에 대해 조금 더 알기 전까지는 그랬다. 정확하게는 집중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관심 여부에 따라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관심사에 대해서는 과몰입하여

다른 일로 주의 전환이 안 된다’는 것이 맞다.


Y 또한 그랬다.

Y가 7살이던 가을 어느 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 갔다.

그 중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개발 중인 1인 탑승용 드론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Y가 KAIST 부스를 떠나지 못하고 드론 개발과정을 한참 동안 보고 있자 중년의 남성이 다가와 Y의 호기심과 집중력에 대해 칭찬하며

“커서 같이 연구하자.”는 말씀과 함께 명함을 주셨다.

다름 아닌 KAIST 모 학부의 학부장님이셨다.


이처럼 관심이 있는 것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는 Y에게 ‘해야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하기란,

'집중하던 일을 멈추고 새로운 일로 전환하게 하기'란

그야말로 도를 닦는 일이었다.

(그런 상황마다 생기는 '열받음'을 표현하기엔 도를 닦는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아무 반응도 없는 벽에 대고 열 번, 스무 번, 혼잣말하는 기분, 그 이상이다.)


‘7살에 공부하기 싫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난 이 나이에 맨날 밖에서 놀았는데……’

‘내가 극 선행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현행하자는 것뿐인데, 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글도 떼고 기본연산은 해야 하지 않겠어?’

두 가지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Y는 자존심이 세기 때문에 입학해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꼈을 때 아예 손을 놔버릴 수도 있겠다. 그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는 미리 시키는 것이 좋겠다.’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6살 12월부터 가정방문 학습지로 한글과 숫자 쓰기를 시작하고, 미루고 미루었던 영어유치원을 7살 3월에 1년 차로 들어갔다.

이전까지 Y와의 갈등은 주로 호기심에서 비롯된,

혹은 한 치 앞을 예상하지 않고 벌인 충동적인 행동과의 싸움, 지시수행 및 시간관리가 안 되는 것에 따른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숙제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① 영어

영어유치원을 같은 연차로 졸업한 아이들에 비해 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 어휘 모두 부족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단순 암기와 글씨 쓰기를 극도로 거부했기에 유치원을 다니는 동안 단어 시험을 준비한 적도, 그 외에 숙제를 제대로 해간 적도 손에 꼽혔다. 다만, 월 1회 A4용지 1/3 정도 분량의 주제문을 암기한 뒤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Show and tell'만 어느 정도 준비해 갔다.

읽고 외우는 것을 어려워했기 때문에 엄마나 아빠가 보이스 레코더에 녹음해서 Y에게 들려주고 따라하며 외우는 방식을 고안했다.


Y만의 속도가 있다고 믿기에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지도, 초조해하지 않았다.

다만 일반 유치원을 나온 친구들에 비해서는 레벨이 높고, 영어 유치원을 나왔다고 하기에는 레벨이 낮아서 초등부 어학원에 들어가기에는 애매했다.

한 마디로 비록 1년 차지만 영어유치원을 졸업했음에도

Y가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중 전국에 지점이 있고 중고등부 모두 있는 대형 어학원이 집에서 10분 거리에 생긴다는 희소식이었다. ‘꾸준히만 다니면 중고등까지 보내도 되겠다.’라는 희망을 품고 등록했다.

역시, 대형어학원은 레벨도 세분화되어 있고 반이 요일 별, 시간대 별로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이것은 아이의 일정을 짜는 엄마에게 장점이지, 낯선 환경에서 15명 내외의 아이들과 암기식 수업을 한다는 것은 Y에게 지옥 같은 일이었다. (이때만 해도 Y가 선호하는 학원유형을 몰랐다.)

영어학원에 가는 날이면 아침마다 울며, 학교 가기를 거부했다. 학교 마치고 바로 영어학원에 가야 하니, 잘 다니던 학교조차 싫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는 점점 무기력해져 갔고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는 날이 많아졌다.

낯선 곳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아이니 나아질 거라 믿고 기다렸지만, 영어 자체를 거부하는 등 상황은 점점 안 좋아졌다.

영어학원 선생님과 전화상담을 했다. "Y는 수업시간에 창밖을 내다보거나 멍하니 있을 때가 많다."고 했다.


더 이상 이 학원에 Y를 보낼 수가 없어서, 어떤 학원이 Y에게 잘 맞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 모든 과목 중 영어가 가장 자신 없었던 내가, 집에서 Y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는 없고, 그동안 Y의 영어학습에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학원을 안 보낼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가닥이 잡혔다.


1. 반 정원이 10명 미만인 곳. 정원이 적을수록 좋음.

2. 단순 암기와 예습형 숙제가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체득할 수 있는 곳, 복습형 숙제를 내주는 곳.

3.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과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포용적인 분위기인 곳.


이런 곳은 집 근처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답은 학원가가 잘 형성되어 있는 학군지인가?’

단 한 번도 학군지로 라이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학군지에 대한 학원정보도 1도 없는데,

대치동 오픈채팅에도 들어가고 교육카페에 가입해 틈틈이 댓글도 달고 게시물을 써가며 등급을 올렸다.

수 백 번의 검색, 수 십 번의 질문과 채팅을 통해 대치동 학원 몇 곳을 추렸고 3가지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곳에 등록했다.

내 생애 없을 줄 알았던 대치동 학원 라이드라는 것을 해본 첫날, 아이를 기다리며 초조했다.

‘이렇게까지 알아보고,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여기도 적응 못하면 어쩌지?’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Y가 학원건물에서 나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수업 어땠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 나 영어가 싫었던 게 아니라. ○○학원이 싫었던 건가 봐!”


‘Y에게 맞는 학원을 찾아, 그렇게 여기저기 찾아다니던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제야 걱정을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Y는 대치동 학원가에 첫 발을 내디뎠던 영어학원에 n 년째 잘 다니고 있다. 그 사이 15개월간의 라이드에 마침표를 찍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학원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했다.

지금도 여전히 쓰기와 단어 암기를 안 좋아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어도 '작업기억'과 '처리속도'의 문제인지 스펠링 시험을 어려워한다.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Y에게 물어보니 공부하긴 했다는데, 어머니께서 조금 더 도와주셔야겠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로서 안타까움이 몰려오지만, 어쩌랴.

'그래.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것만 해도 다행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겠지.'라며 믿고, 지지하는 수 밖에.


② 수학

나는 고등학교 때 예체능계였기 때문에 공통수학만 배웠다. 하지만,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러 올 만큼 수학에 자신 있었기 때문에 초등과정은 내가 집에서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초등수학을 굳이 학원에 보낼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컸던 것이다.


가정학습지로 연산을 가르치고, 사고력 수학 문제집을 구입해 풀게 했다.

'키즈팩토-초등팩토1-1031Pre-초등팩토2-1031입문-초등팩토3-1031초급' 순으로 초 3 여름까지 풀었고, 다행히 Y는 사고력 수학에 흥미 있어했다.

하지만 단순 반복인 연산이 문제였다.

가정학습지를 풀릴 때마다 자리에 앉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짧게는 1시간, 길게는 반나절도 소요됐다.

보상도 주고, 채찍질도 해보았지만 결국 2년 4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이후 연산도 문제집을 사서 매일 일정 분량을 풀기는 했지만, Y는 "계산기가 있는데, 왜 이걸 사람이 해?"라면서 연산이라는 것 자체를 매우 귀찮아하고, 매우 괴로워했다.


집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아이의 흡수력에 맞추어 진도를 나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실력을 객관화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초 2학년이 되는 해 2월부터 6~12개월에 한 번씩 대형학원 입학시험을 봤다.


그리고 3학년 10월, 전국의 초 2~3학년 1만 명이 응시한다는 H학원의 입학시험 접수시기가 되었다. 갈등되었다.

Y가 기어 다닐 때부터 회사 선배로부터 들었던 곳인데,

그 학원의 시스템이 Y의 성향과는 전혀 맞지 않아 실력이 되더라도 보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막상 응시조차 안 하자니 후에 미련이 남을까 싶어 갈등이 된 것이다.


이럴 땐 선당후곰.

'당첨 먼저 되고, 후에 고민한다'는 것이 진리.

결국 시험 접수를 했고, 그 학원은 시험 보기 싫다는 Y를 우여곡절 끝에 설득하여 시험을 봤다.

시험본 지 나흘 만에 나온 결과는 '합격'.

또 마음이 흔들렸다.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하면 '굳이' 안 보내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아이가 H학원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다녀봐야 알 수 있다.'는 선배들의 말에 귀가 팔랑거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들어갔다가 나올 수는 있어도, 지금 안 들어가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지, 시작하면 대체로 괜찮아하는 Y이기에 어떻게든 한 달만이라도 보내보고 싶었다.

Y가 갖고 싶어 하는 타이타닉 레고를 보상으로 제시해보았지만 아이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 Y는 H학원 입학시험 보기 정확히 한 달 전, 생애 첫 수학학원 C에 다니기 시작했다.

새 학원에 이제야 좀 적응된 Y는 새로운 곳에 가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이다.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데, 더 이상 강요할 수가 없어서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며칠을 고민하던 Y가 드디어 결정을 통보했다.

"C랑 H 둘 다 다녀보고 결정할게."

사실 본인도 갈등되었나 보다.

H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으니 어떤 곳인지 궁금하긴 한데, 문제를 다 풀 때까지 집에 안 보낸다는 점이 Y의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예상치 않게, 다른 집 아이들은 도대체 그걸 어떻게 소화하나 싶었던 '수학학원 병행'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첫 수업날, 영어학원이 그랬던 것처럼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말을 듣길 기대하며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역시, 여긴 나랑 안 맞아. 정확히 뭔지 모르겠는데, 뭔가 안 맞아. 한 번 갔으니까 이제 그만둘래."였다.

"한 번 가보고 어떻게 판단을 해. 최소한 한 달은 다녀봐야 알지. 몇 번 더 다니면서 선택의 기준을 세우고, 두 곳을 비교해 봐."

그렇게 Y는 H에 여섯 번을 출석했지만 결국 H를 퇴원했다.


'엉덩이 힘 길러주는데 그 학원이 최고라던데. 수학심화는 그 학원이 최고라던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있기도 했지만,

'그래, 남들이 좋다는 학원이 내 아이한테도 좋은 건 아니니까. 결국 내 아이한테 잘 맞는 곳이 최고 아니겠어? 그리고 아직은 수학이 재미있어야 할 나이잖아. 길게 보자.'라며 마음을 다독였다.


"Y야, 수고했어. 수학학원 두 곳 다니는 것이 힘들었을 텐데 숙제도 다 해가고 대견하다, 우리 Y. 최선을 다하고 내린 결정이니 엄마는 우리 Y의 결정을 믿어. 어디에서든 네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③ 한글/논술

Y는 한글을 7~8세에 깨우쳤다.

수학도 한글을 알아야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4살이면 한글을 가르치는 분위기이다. 그에 비하면 Y는 매우 늦게 깨우친 것이다.

책을 많이 본 아이들은 스스로 글자를 터득한다기에 Y도 그러리라 믿었다. 하지만 6살 연말이 되어도 글을 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한글 자음모음도 몰랐다. 유치원 친구들이 준 카드를 집에 가져와서 엄마한테 읽어달라고 하고, 그런 'Y는 얼마나 불편할까?' 싶었지만 오히려 Y는 당당했다. "다 아는데 모르는 척 하는거야."라며.

어느 날 스스로 책을 읽었다는 아이, 간판을 읽더라는 아이는 '남의 아이'였던 것이다.

Y는 그렇게 한글 학습지를 시작했다. 학습지 덕분일까? 때가 되어서 터득한 것일까? 빠른 속도로 한글을 흡수했고, 1학년 초여름부터 책을 혼자 읽기 시작했다.

Y는 글씨 쓰는 것을 그 무엇보다 싫어한다.

대부분의 요즘 아이들이 그렇다고 하지만, ADHD를 가진 아이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싫어하기 때문에, 주의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기에, 글씨를 써도 그야말로 개발새발이다.

본인이 쓴 글씨도 뚫어져라 쳐다본 뒤 한참만에 알아보기 일쑤다. 그렇다 보니, 학교 알림장 교사확인란에 '글씨 또박또박 쓰기.'라고 쓰여있는 것을 종종 본다.


또한, 한 주에 4~5줄만 쓰면 되는 독서록도 '신기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식으로 한 줄도 채 안 되는 감상을 썼다.

글씨 쓰는 것이 귀찮고,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니까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생각했지만 3학년 여름이 되어가는데 1학년 때와 달라진 점이 없었다.


생각과 감정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해 보였다. 영어학원, 수학학원을 선택했던 경험에 비추어 유명 대형학원은 생각하지도 않고 집 근처 5명 정원인 학원에 등록했다.

Y는 등원을 거부했다.

"엄마는 왜, 내 허락도 안 받고 마음대로 학원을 등록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무언가를 하는 것이 Y에게는 큰 도전이기 때문이었다.


수업 후, 빵을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학원 문 앞까지 갔다.

문 앞까지 갔지만 Y는 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화장실만 왔다 갔다 했다.

그때, 학원에서 학교 같은 반 남자친구가 나와 Y를 반겼다.

친구 손에 이끌려 얼떨결에 교실로 간 Y.

그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친구 덕에 두 번째 수업부터는 수월하게 등원했다.


수업은 지정도서 한 권을 숙제로 읽어가면, 책 내용에 대한 퀴즈를 풀고 토론을 한 뒤 글을 쓰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서 Y의 독서습관에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Y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지식도서 위주로 속독을 하는데, 학원 지정도서는 문학도 포함되어 있고 책을 꼼꼼히 읽어야만 퀴즈를 풀 수 있었다.

그러니, 본인의 구미에 안 맞는 책은 읽게 하기가 어려웠고 (그럴 땐, 200쪽 남짓 되는 책을 내가 읽어줬다.), 퀴즈는 정답률이 50~60%에 그쳤다.

심지어 수업종료 후, 담임선생님께서 모든 보호자가 있는 단톡방에 퀴즈 100점 맞는 고정멤버 2명의 실명을 매번 언급하니 '아이만의 속도가 있다.'라고 믿는 나마저 스트레스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선생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Y가 책을 꼼꼼히 읽는 것에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변하는 것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으니 제가 Y에게 책을 꼼꼼히 읽으라고 계속 이야기하게 되네요. 이런 이유로 Y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호감과 흥미마저 떨어뜨리는, 가장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되어서 꼼꼼히 읽는 것은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Y와 저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톡방에서 꼼꼼히 잘 읽는 친구들을 칭찬해 주는 것이 저에게는 살짝 스트레스네요. ㅎㅎㅎ"


이후 단톡방에서 퀴즈 성적이 좋은 아이들을 공개하는 일은 없어졌다. 그리고 Y는 3~4개월 만에 한 줄 남짓 쓰던 감상문도 A4용지 2장은 거뜬히 쓰게 되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쓰라는 대로 쓴 건데?"라는 Y의 말에 학원을 끊었다.


'논술학원이라는 곳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배우는지 알았으니 됐다. 책을 스스로 즐겨 읽으니 됐고. 콘텐츠가 중요하지, 글 쓰는 스킬은 1~2년 뒤에 배우면 되지 않겠어? 한글, 수학처럼 배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는 아이만의 시기가 있을테니.'



아이가 배워야 하는 과목, 해야 할 일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어려움이 드러나고, 부모로서 고민도 많아질 것이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현명한 자세일까?'를 생각한다.

이것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비슷할지라도 미묘한 차이가 있고,

한 명 한 명 모두 다른 아이이기에 같은 반 누가 이렇게 한다더라가 아니라, '내 아이에게 맞는 선택이 바른 선택 아닐까?'

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 아이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알기 위해선 아이와 양질의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 속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의 부모에 대한 신뢰'가 선재되어야겠지.


다시 한번 다짐한다.

'주변에 흔들리지 않기. 바른 선택하기 위해 내 아이를 잘 알도록 노력하기. 그리고 차곡차곡 신뢰 쌓기.'

keyword
이전 14화두 갈래 선택의 길에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