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에 필요한 모든 것

독일 소도시 여행 - 켈하임

by 유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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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놀음에 필요한 것. 일단 번잡하지 않아야 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하며, 그러나 즐거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고요함 속에 즐거운 재미가 있는 여기, 켈하임(Kelheim)은 신선놀음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다.


과연 켈하임이 어떤 곳일까? 신선놀음에 안성맞춤인 다섯 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Scene 1. 벨텐부르크 수도원

켈하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자그마한 시가지에서도 동떨어진 강변의 수도원이다. 벨텐부르크 수도원(Kloster Weltenburg)은 바이에른에서 가장 오래 된 수도원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여전히 베네틱트회 수도사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화려한 예배당, 작은 박물관, 주변의 상쾌한 산책로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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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강변의 수도원 | 우: 내부 박물관


Scene 2. 성 게오르크 게스트하우스

벨텐부르크 수도원의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은 게스트하우스다. 성 게오르크 게스트하우스(Gästehaus St. Georg)는 수도원 속에서 조용한 하룻밤을 보장한다. 마치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전통문화로서의 불교를 가까이에서 체험하듯, 성 게오르크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며 수도원 문화를 경험하고(물론 예배 참석은 개인의 선택이다), 무엇보다 수도원에서 양조하는 기막히게 맛있는 맥주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마실 수 있다.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수도원 스테이, 거기에 더해지는 최고의 맥주. 숙소 시설도 현대식이며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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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게스트하우스 객실 | 우: 벨텐부르거 맥주


Scene 3. 도나우 협곡

수도원이 위치한 강변은 도나우강이 굽이치는 협곡이다. 깎아지른 높은 절벽이 양쪽으로 이어지는 협곡의 절경은 오직 배를 탔을 때에만 볼 수 있다. 마침 켈하임과 벨텐부르크 수도원을 연결하는 유람선이 매일 운항하여 그 수요를 감싸안는다. 특이하게 생긴 바위와 강에 대한 설명이 스폿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와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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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유람선 | 우: 도나우 협곡


Scene 4. 해방의 전당

그런가 하면, 켈하임에도 볼거리는 더 있다. 해방의 전당(Befreiungshalle)이라 불리는 이곳은, 19세기 초 나폴레옹을 물리친 뒤 독일 민족의 해방을 기념하며 만든 홀이다. 천장 높이만 45m에 달하는 거대한 신전을 34개의 여신상으로 장식해 전쟁 영웅을 기린다. 해방의 전당은 켈하임의 산꼭대기에 있어 제법 힘든 등산이 필요하지만, 일단 오르고 나면 해방의 전당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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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 해방의 전당


Scene 5. 루트비히 광장

해방의 전당을 지은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1세의 동상이 있는 루트비히 광장(Ludwigsplatz)은 자그마한 켈하임의 중심 광장 노릇을 한다. 소박한 구시가지의 정취가 느껴지는 가운데, 켈하임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걸작' 맥주 슈나이더 바이세의 본사가 지척에 있고, 그 안뜰의 비어가르텐에서 땀을 식히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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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루트비히 광장 | 우: 슈나이더 바이세

수도원 스테이의 이색적인 경험, 거기서 만나는 유서 깊은 찬란한 문화와 신선한 맥주, 수도원을 찾아가는 협곡 유람의 힐링, 탁 트인 전망과 땀을 식혀줄 또 다른 맥주의 향연.


과연 켈하임은 신선놀음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여행자는 그 리듬에 몸을 맡긴 채 구경하고, 마시고, 배 타고, 걷고, 잠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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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소도시 여행>

2007년부터 독일을 여행하며 그동안 다녀본 100개 이상의 도시 중 소도시가 대부분입니다. 독일 소도시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독일여행에 깊게 발을 들이게 된 여행작가가 독일 소도시의 매력을 발견한 장면들을 연재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객관적으로 소도시로 분류하기 어려운 곳도 있지만 까다롭게 따지지 않기로 합니다.

(매주 일요일 연재)


독일 소도시에 담긴 역사, 문화, 풍경, 자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읽기 편한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35개의 독일 도시에 담긴 이야기를 담은 쉽게 읽히는 여행 에세이로 독일의 진면목을 발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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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마을 같은 독일 소도시 여행 (유상현 지음, 꿈의지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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