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양 Feb 12. 2020

The Color Of Life

[ Modern Black : 017]

Modern Black : 017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진실은 

예상을 아득히 넘어

훨씬 불쾌하고 잔혹할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혹여라도 당신이 보고 싶은 부분만을 

만족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면,

나를 파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목이 너무 메면 말조차 나올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빠졌을 때는 

아프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어.

그 당시의 나로 돌아가서

나는 수없이 현실을 되뇌었지만 인정할 수는 없었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늘 옥상에서 절벽 밑을 내려다보던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테니까.

나는 내가 벌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어.

상처 받은 건 나만이 아니었으니까.

모두가 피해자고, 가해자야.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덮는 데에만 급급했고,

그놈의 엿 같은 체면과 각자에게 떨어질 이익이 어느 정도 일지

철저한 계산을 통하여 다 정해진 답을 듣기를 원했지.

나는 지금도 소중한 사람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너를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이름만 안 적었을 뿐이지 누군지 다 알게끔

상세히 적어놨으니까. 끝끝내 그 책임을 떠넘기고 

너는 그 자리를 떠나면 됐었으니까 말이야.

맨 정신으로는 버틸 수가 없었어.

어떤 새로운 일이 생겼든 상관없었어.

나에게는 돌아가고픈 과거 따윈 없었으니 

다 내려놓기로 했어.

모든 것이 정리될 즈음, 있어야 할 것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내 역할을 마치고 나서 더 이상 지킬 것도 아무것도 없던 나는

이대로 사라져도 좋다고 생각했지.

진심으로.




내 눈은 저 하늘 너머를 보고 있고

내 손은 동경하는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인다.

내 머릿속은 희망을 꿈꾸고

내 마음은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모두가 행복을 꿈꾸지만

그 일상의 아름다움은 비현실적인 것처럼 너무도 멀다.

당신은 나에게 이익을 원하는가?

아니면 이해를 바라는가?



ⓒ 미양(美量)

이전 12화 The Color Of Life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