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래는 낙엽에 붙어
냇가로 떠밀려 와
윤슬 위에 맺혔지
뜨다 가라앉다, 강으로 갔대
창공을 날다 힘 빠진 새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날개를 휘감는 모래의 살결은
거둔 새의 숨과 하나 됐지
어떤 모래는
흙 위로 구불어진 뿌리를 쓸어
토닥여주다가
보도블록에 채워진 시멘트에 굳어
하늘을 마주 봤어
사람들에 밟혀도 단단해서
내리는 비를 온전히 맞고
비가 그린 갈래 길 따라
모래는 흐를 수 있대
바닷가 모래사장에는
어떤 모래의 사연이 모여 있을까
네 자리에 앉아 팔 괴고
들어도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