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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Aug 08. 2022

힘든 아내에게 건네는 박카스, 산책

아내를 위로하며 응원하기에 산책만큼 좋은 것이 없다

5월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아내가 챙겨야 하는 기념일만 해도 대단하다. 꼽으면 다섯 손가락이 모두 필요하다. 

어머니와 장모님의 생일, 어버이날, 그리고 남편 생일까지.

그나마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어린이날 챙기기는 슬며시 사라졌다.


하지만 중3, 고1이 된 아이들의 시험 기간으로 이런저런 신경을 쓰니, 5월은 아내에게 더욱 힘든 달이다.


아내를 사랑한다면 생각에 그치지 말고, 표현하고, 보여주고, 실천하라고 했다. 

뛰어난 현자의 말이리라.  


힘든 아내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 산책만큼 좋은 것이 없다. 산책은 힘들 때 슬며시 건네주는 박카스 같은 것이다. 

 

산책하는 동안에 아내는 요즘의 심기를 털어놓을 수 있고, 나도 아내의 말을 오롯이 들을 수 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들어주는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 티브이나 신문을 보면서 아내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순도 백 퍼센트의 경청 시간이다.


집을 나서면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세 개정도 있다. 30분 정도의 짧은 코스, 거의 매번 택하는 한 시간 정도의 코스, 그리고 주말처럼 여유가 있을 때 나서는 2시간 반 정도의 코스가 있다. 코스마다 각기 다른 즐거움을 준다. 


아내와 함께 산책하는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다. 우리 부부의 몸과 마음에 모두 귀중한 시간이다.  

걷기를 통하여 심신이 함께 건강해지고, 아내의 고민과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5월이 되면 보다 자주, 퇴근 후나 주말에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5월의 산책길에서 점점 짙게 변하는 녹색의 나뭇잎들을 보면 눈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질풍노도 시절에 들어서서, 성숙해가는 아이들에 대한 아내의 이야기는 5월의 밤공기를 싱그럽게 한다. 

아내도 박카스나 비타민 드링크를 마신 듯  걸음걸이와 함께 목소리도 경쾌해진다. 








(사진출처)

https://engoo.co.kr/app/words/word/forest/zga0ELstQmCjlQAAAACj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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