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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Jul 20. 2024

50에 주는 선물

나는 갱년기 맞다. 

흔히  말하는 증상이 내 것인 것도 아닌 것도 있지만 참을만한 건 이제껏 견뎌온 어려움과 통증에 충분히 연습된 탓이라면 좀 슬픈 얘기인가


실은 나이가 주는 무게 탓일 지도 모른다. 지천명이란 뜻도 모른척하고 싶거니와 내 마음이 어떻든 사진 찍기  싫어하시던 친정 엄마 마음이 어느 날 갑자기 이해되자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사실 시술도 해보고 의느님의 힘도 빌려봤다. 결론은 뭐든 가능하면 하면 좋지만 그에 따른 관리라든지 귀찮음이 더 컸다. 어쩌면  그런 부지런 떠는 관리들이 그나마 유지되는 듯한 마음의 안정을 주는 듯했다.


50살을 맞을 때 스스로 캐시미어 코트를 선물하기도 하고, 갖고 싶던 명품 백을 소장하기도 한다는데, 내겐 감당해야 될 사춘기 아들이 떡하니 눈앞에 있다. 그것도 예민하고, 감성적이라 충분히 보듬어 주고 너른 마음으로 감싸야할 존재. 이 아이가 당장 이번 방학 때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그 어떤 명품보다 당면한 과제인 것이다.


이제 방학이 며칠 안 남았다. 아니 이쯤이면 방학이나 다름없다. 갱년기 어미와 사춘기 아들의 첫 방학이다.

나는 보나 마나 며칠에 한 번씩 무기력에 시달려 밥이고 뭐고 손 놓고 싶을 거다. 그럼에도 아들의 배고파 한 마디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밥하고 고기를 구울 것이고, 밝고 청결한 집을 위해 밀대를 밀고 다니며 연신 덥다 더워 중얼거리고, 빨래를 널고 에어컨 앞에 한참을 서 있을 거다.

아이를 늦게 낳은 내 탓이다. 젊을 때 낳고 키워야 한다.

누굴 탓하랴. 내 나이 50에 받은 선물은 여드름 난 사춘기 아들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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