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기록
엄마가 대답하며 또 눈물을 흘렸다.
첩첩산중이잖아요.
몰래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고는 무슨 일인지 물었더니 엄마가 한 대답이었다. 평소에 씩씩하던 엄마라서 놀랐고 그래서 더 슬픈 대답이었다. 엄마의 슬픔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슬프게도 많지 않았다. 엄마 어깨에 손을 올린 채로 토닥이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고, 우리 아가도 차차 괜찮아질 테니까 우리 힘내요.
그렇게 괜찮아질 거라며 힘을 내어보자고 말했지만, 엄마의 마음은 전혀 괜찮지 않고 좀체 힘이 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힘내자고 말하면서도 정작 내 마음은 힘이 쑥 빠져버렸다.
엄마가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
엄마의 눈물과 첩첩산중이라는 말 한마디에 나는 평생 엄마 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뭐랄까. 다짐의 마음보다는 그게 당연한 것이라는 의무의 마음이 들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서 아가들을 돌보기 시작한 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엄마들의 눈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아니, 평생 그 누구의 눈물에도 익숙해지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기도한다. 하지만 그래서 일하는 동안 내 마음은 하루하루 무척 힘들고 지친다.
지금과 같이 매일 닳아가는 마음 상태만 놓고 봤을 때에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는지,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일하는 마지막 그날까지 절대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아가들과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 모두의 편이 되리라 또 한 번 다짐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내 마음이 지금처럼 언제까지고 말랑말랑하기를.
그리고 우리 아가들이 아프지 않고 얼른 건강해지기를. 마지막으로 엄마들이 다시 한번 더 힘내어주기를.
글로 풀어보려 하였지만, 여전히 슬픈 밤이다.
/ 간호사 김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