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기운을 네게 보낸다.
딸이 3살 때인가?!
손녀를 너무 예뻐하시는 외할머니께서 옆에 데리고 자고 싶어 하셔서 할머니랑 자라고 하고 세 식구만 집으로 왔던 적이 있다.
조금 있다 외할머니 전화하셔서 “와서 데리고 가거라~ 너무 울어서 못 데리고 있겠다.”하셨다.
조금 커서 4살쯤 되었을 때, 오빠랑 이틀인가를 외할머니와 잤던 것 같다.
밤만 되면 울어서 외할머니 두 손, 두 발 다 드셨다고.
그리고는 어릴 적, 더 이상은 엄마, 아빠 떨어져서 잔적은 없다.
어릴 땐, 집안 분위기가 조용하니 아이들이 자기들의 기질을 펼치지 못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하고 싶은걸 묻어두고 있으니 중 2 때는 그 속을 풀지 못해 짜증도 많이 냈던 것 같다.
그나마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태권도를 계속 하고 있어서 공부 스트레스,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었던 스트레스를 풀어내기도 했나 보다.
그러던 딸이,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서 사무실에 근무하며 사는 건 너무 재미없어, 난 즐겁고 신나게 살고 싶어"라며 중3 말, 진로 변경을 하고, 수시로 국내외로 시범을 다니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미리 정해 둔 KH대 시범단에 입단하고, 길게는 한 40일간 TPC(태권도 평화 봉사단)로 다녀오더니, 한 학년 남겨두고, 나중엔 못해볼 것 같다며, 휴학하고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2년간 외국에 있다가 온단다.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의 음발레로 간단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도시고, 태권도 불모지란다.
헉!! 스읍!
그래~ 잘 갔다 오너라. 낯설고 물 설은 곳에서 힘들고 어려워도 잘 이겨내며 맡은 일,
잘 감당하고 오너라!! 담대한 마음과 지혜로움 주셨으니 감사하며 잘 감당하고 오너라.
엄마는 언제든 네가 와서 맘껏 쉴 수 있고, 맘껏 널어놓을 수 있도록 여기 있을게.
엄마가 있어 그럴 수 있을 것이니.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식들 위해 기도 밖에 뭘 더 할 수 있을까!
헤어짐의 아쉬운 눈물은, 이제 그만. 씩씩한 우리 단원들 위해 축복하고, 앞날 위해, 기도 해야지.
사랑하는 딸아, 같이 가는 딸 동료들아 건강하게 잘들 다녀오너라.
서로 돕고 의지하며 하나님 사랑도 나누는 서로에게 귀한 사람들 되길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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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이렇게 먼 곳에 다녀온 것이 어느새 7년 전 일이다.
돌아와서는 복학해서 한 학년 마치고 프랑스 회사에 취직해서 4년을 열심히 다니다가 결혼하고 지금은 아빠의 제안에, 고민하다 결정을 하고, 전혀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당진에 와서 나름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줄 알았다. 어떤 면에선 잘 지내기도 한다. 그런데..
뭔가 옛날엔 자신감 넘치게 용기 있게 씩씩하게 살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자신감 없고
자존감 떨어진 것 같아 속상하단다.
전공이 아닌 일을 하려다 보니 그랬었나 보다.
"다시 네가 하고 싶은 일에 매달려 열심히 공부하면 되지~
그럼 뭐 맨 날 저러고 밖으로 돌아야 잘 사는 건가?! 있는 곳에서 자기 일 잘하면서 살면 되는 거지."
나는 이렇게 달래준다. 본인도 알지만 자꾸 다독이게 된다.
우리 딸은 우리 집에서 제일 대담하고 제일 씩씩하고 제일 용감하다. 아들도 그렇지만 뭔가 딸이라 더 그래 보이는 것은, 나와 다른 기질의 딸이 내심 늘 걱정이 돼서 일테다.
해야겠다고 맘먹으면
뭐든지 일단 하고 본다.
뭐든지 될 때까지 한다.
뭐든지 할 수 있을 때까지 한다.
지는 거? 싫어한다.
수없이 깨지고 넘어지고 반복하다가 잘하게 되면 그제야 온 얼굴에 예쁜 미소 가득이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보면 독기를 품은 듯하다. 아빠의 기질을 닮았다. 힘들어하는 걸 보면 아주 미치겠다. 딸이라서 더 내가 힘들다.
-딸은 시범단 하려고 들어간 체육관에서 몸을 만들어야 되니 '그만해도 된다'고 해도 기어코 울면서, 울면서 개각을 성공하고, 원하는 대학 들어간다고 3~4시간 자며 공부하던 일 등-
어느새 결혼 2년 차네.
네겐 이제 옆에 평생을 같이 하며 항상 네 편이 되어 줄 신랑도 있고, 열심히 성실하게 일 잘하고 있고,
너희는 아직 젊으니 겁낼 것이 무엇이냐?!
둘이 같이 힘내서 씩씩하게 재미나게 열심히 잘 살다 보면 네게 더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엄마 아빠는 기도로, 네게 항상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 줄게.
열심히 살아온 시간이 네 자존감을 다시 세워줄 거야.
준비된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을 수 있음을 알고 있으니,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면 시간은 네 자존감을 다시 회복시켜 줄 거야.
이제 다시 그렇게 될 거야.
씩씩하게, 용감하게 네 삶을 살렴.
오늘도 집중하느라 온 힘을 다해 토익시험을 치르고 왔을, 뭔가 해내려고 애쓰는 네가 또 자랑스럽다.
이제 30대 초반, 두려워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파이팅!! 파이팅 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