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 Oct 21. 2024

무지개 피는 메밀밭

바람 따라 걷다가

걸었다. 올레를 지나 한참을 걸었다. 삼나무 숲을 지난다. 이를 돌아가니 숨어있던 메밀밭이 호수처럼 펼쳐진다. 바람이 분다. 굵은소금을 뿌린 듯, 하얀 꽃들의 파도가  너울거렸다. 걸음을 멈추고 망연히 바라본다. 등을 어루만지던 바람은 가슴에 구멍하나 뚫어놓고, 하얗게 흔들리다, 멈추다, 밭담 너머로 사라진다. 간간이 비를 뿌리던 구름이 오름을 오르다 한숨 돌린다. 산자락에 다리가 놓였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바람이 부는데

메밀꽃이 흐드러지는데


너를 그리워하는데

이전 01화 쑥버무리 향기가 어른거리는 밤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