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puppy love를 풋사랑이라고 했나?

첫 강아지, 팝콘(Pop Corn)의 사랑

by Jerome

얼마 전 친구 가족이 미국 여행을 가면서 강아지를 부탁하고 떠났다.

우리도 강아지를 키워 본 적이 부담 없는 일이라 흔쾌히 수락했다. 끔 다른 집 강아지를 돌보다 보면 그 자체가 즐거울 뿐 아니라 우리 집 강아지 "팝콘"과의 추억이 모락모락 떠올라서 좋다.

캐나다에서 우선순위는 아이, 여자, 노인, 강아지, 남자 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아지의 위상은 대단하고, 실제로 려견을 키우는 집이 많다.

오래 살다 보니 강아지가 남자보다 우선순위라는 것에 동의는 편이다.

집 근처 공원에 나가보면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이 참 많다. 서로 지나칠 때면 주인끼리 스몰토크하면서 인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키우던 강아지 이름은 팝콘다.

순백색의 털인 데다가 팝콘처럼 통통 튀는 모습 때문에 지은 이름이다.

팝콘은 정말로 점프의 명수였다. 누구라도 만나면 반갑다고 점프로 인사했다.

시청에서는 강아지 관리를 위해서 호구 조사를 해가는데, Mr. Popcorn Lee로 등록되어 있었다.

강아지가 가족의 일원이라더니 성(family name)은 Lee를 그대로 따 붙여서 나를 웃겼다.

결국 나중에 딸은 팝콘의 누나, 아들은 팝콘의 형이라 불리기도 했니 팝콘이 정말 가족의 대우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팝콘 원래 우리가 처음부터 분양받은 것은 아니고 지인이 키워보지 않겠냐고 권해서 인수인계받았다.

캐나다에 이민 가면 계단 있는 집에서 강아지 키우는 애들의 소원과 딱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팝콘의 입주는 연히 가족의 환영을 받았다.

팝콘은 앙증맞은 몰티즈(Maltese) 종에 가깝다.

​온몸을 감싸고 있는 털은 햇살에 반짝이는 듯한 완전 순백색이다. 마치 솜사탕처럼 폭신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파란색의 목줄은 흰 털과 어울려 더욱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 애교 많은 강아지가 주 때부터 빌런이 되 시작했다. 지인으로부터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강아지였던 것이다.

당시 하우스는 새 집이었는데 카펫의 올을 잡아당겨 물어뜯기도 하고 그 위에 쉬를 해서 얼룩무늬를 만들었다.
​식탁에 차려놓은 간식을 먹으려고 주인의 빈틈을 노렸다.

한 번은 막내아들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문고판 그림책을 물어뜯어 변상 한 적도 있다.
​새벽부터 일어나 주인을 핥거나 끄럽게 굴어 단잠을 방해하기도 했다.

훈련도 좀 시키고 애들은 강아지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서 팝콘을 점점 잘 길들일 수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해가 지나면서 팝콘은 말썽보다는 즐거움과 행복을 더 선사했다.

팝콘은 순백의 아름다움과 활기 넘치는 점프 실력을 겸비한 우리 집 귀염둥이가 되었다.

더 이상 빌런이 아니었다.

그 이후 무공 훈장을 받을만한 일도 했다.

한 번은 외출하면서 현관문을 제대로 안 잠가 문이 활짝 열린 적이 있다.

돌아와 보니 팝콘은 열린 문 앞에서 라이온 킹의 자세를 취한 채 집을 지고 있었다.

어떤 날은 거실에서 엄청 시끄럽게 짖어 대서 웬인가 했더니 뒷마당에 블랙 베어가 있었다. 주인에게 위험을 알 것이다.

멀리 여행을 다녀도 팝콘은 당연히 가족과 함께 했다. 록키를 지날 때는 레이크 루이스도 같이 었고, 밴프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퍼 정상에도 올랐다. 캐나다 프레리와 오대호를 누비고, 수도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도 함께했다.

몬트리올 올드 타운과벡시티의 프티 샹플랭 거리도 같이 다녔다.

세월이 지나면서 팝콘은 여기저기 아팠다.

나이가 들어서는 딸이 나처럼 정성스럽게 돌봐주었다.

팝콘이 원을 가던 어느 날, 수술해야 될 것 같다며 딸이 울먹였다.

수술을 해 1년만 더 살 수 있다고.

비용이 생각보다 컸지만 가족 모두의 충격이 컸고 강아지와 마지막을 맞이할 마음 다짐이 필요해 수술 불가피했다.

마지막 시간은 예상보다 빨리 왔고 최후에는 약과 주사의 힘으로 버텼다. 렇지만 팝콘은 마지막 순간에도 밝은 모습으로 가족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눈맞춤 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때 팝콘의 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 이별의 슬픔 때문에 그 누구도 또 다른 강아지 키우자는 말을 꺼냈다.


그 이후 친구네 한 두 집이 강아지를 봐달라고 하면 쾌히 승낙했다.

친구네가 한국을 가거나 멀리 여행을 떠나면서 강아지를 맡기면 그를 통해서 "팝콘"의 추억아난다.

산책을 다니면 팝콘과 비슷한 모습의 강아지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면 김동인의 소설 " 발가락이 닮았네."처럼 모든 강아지를 팝콘과 비슷한 거로 대입시킨다.

조금만 비슷해도, 엄청 비슷한 거로 인다.

"어, 팝콘하고 똑같네. 색깔도, 걷는 것도, 키도 비슷하고.."

"새만 보면 달려가 쫒고 짖는 것이 꼭 팝콘 닮았네."

"두 눈과 코 모양이 팝콘하고 닮았네..."

팝콘은 멀리 떠났지만, 캐나다에서 첫 강아지 사랑은 세월이 갈수록 가슴속에서 더 진해진다.

누가 강아지 사랑(puppy love)을 풋사랑이라고 하는가?

팝콘에 대한 사랑은 가족 간의 사랑처럼 오랫동안 변치 않는 사랑이라고 감히 말한다.

결코 풋사랑이 아니다.

팝콘에 대한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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