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로 불어 맛들이기

캐나다에서 불어는 왜?

by Jerome

캐나다 내에서 여행이나 출장으로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마다 불어 안내방송이 인상적로 들렸다.

처음에는 영어로, 그다음에는 항상 불어 뒤따른다.

착륙 시의 어안내는 이런 식이었다.

......

"Mesdames et messieurs, nous commençons maintenant notre descente vers l'aéroport international de Vancouver. Veuillez attacher votre ceinture de sécurité, redresser votre siège et ranger votre tablette. Bienvenue à Vancouver et merci d'avoir choisi Air Canada."

(신사 숙녀 여러분, 저희 비행기는 이제 밴쿠버 국제공항을 향해 하강을 시작합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좌석 벨트를 매 주시고, 좌석 등받이를 세워 주시며, 선반을 제자리로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밴쿠버에 오신 것을 환영하며, 에어캐나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Bienvenue나 merci 외에는 아는 단어가 없으나 음과 연음 불어는 항상 우아하고도 몽환적로 들다.

캐나다에서는 공항 안내방송이나 안내표지판 모니터등도 영어와 불어가 혼용된다.

캐나다 동부나 중부 여행을 다니다 보면 퀘벡주는 말할 것도 없고 도로명과 교통표지판이 불어로 표기된 곳을 많이 본다.

대형마트에 가면 많은 제품 설명이 영어나 불어로 표시되어 있다

정부기관에 제출하는 신청서나 이메일, 정부기관 웹사이트 등도 불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캐나다에 이민 왔구나 한 실감은 영어 때문이 아니고 심심치 않게 읽고 들는 불어 때문이었다.

한국에 가면 친구들 조차 묻는다.

캐나다에서 불어로도 말하느냐.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나도 불어를 배워보겠노라는 생각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영어도 완벽하지 않 상태에서 불어 대한 기심 점점 커져만 갔다.


캐나다에서 불어가 공식언어로 된 역사적 배경이 있다.

퀘벡은 본래 프랑스가 16세기부터 점령한 영토였지만, 1763년에 7년 전쟁을 겪고 난 후 파리조약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었다.

영국인은 이때 퀘벡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랑스인에게 어와 종교를 유지토록 하며 유화정책을 펼쳤다.

러나 랑스계는 정치적·경제적 우위를 차지한 영국계인 경계하고 민족의 정체성과 가톨릭 이유로 퀘벡 분리주의 운동 하였다.

이에 1969년 피에르 트뤼도 총리는 이중언어 정책을 선언하면서 독립을 원하는 퀘벡주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프랑스계 퀘벡 주민에게는 당근고, 캐나다 연방정부는 다문화를 수용하 공존하는 정책이 된 것이다.

캐나다의 공식언어가 영어와 어인 것은 다른 이민국가인 미국과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는 인구의 약 22% 이상이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 이는 약 800만 명에 달한다.
퀘벡(Quebec) 주는 주민의 약 82% 이상이 프랑스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며, 주 내부적으로는 프랑스어가 유일한 공식 언어이다.

퀘벡주는 프랑스어 보존을 위해 더욱 강화된 법안(Bill 96)을 시행 중이다. 예를 들면 직원 25인 이상 기업은 반드시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캐나다의 퀘벡불어(Québécois)는 프랑스 본토의 발음 및 어휘와 차이가 있다 것이다.
인근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주는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주 헌법상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공식 언어로 채택한 주며 프랑스어 사용자 비중은 약 30% 달한다.
온타리오(Ontario) 주는 퀘벡 외 지역 중 가장 많은 프랑스어권 인구(약 65만 명)가 거주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도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인구 비중이 6.6 퍼센트 된다.

로컬 가톨릭 성당에서는 불어로 미사를 드리는 곳이 있고 프렌치 이머젼학교도 여러 곳에 있다.

캐나다 총리 정당 대표는 불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하며, 대기업의 CEO와 연방 공무원도 불어를 하면 쟁력이 있다.

한편 연방 정부의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 시스템에서는 프랑스어 능통자에게 상당한 가산점을 부여하여 영주권 취득 시 유리한 조건을 제공기도 한다.

이제 불어를 사용하는 것은 프랑스계 캐나다인과의 공존 차원을 떠나 캐나다 국가의 정체성 확립하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


나다의 학교에 프랑스어 환경에서 교육하는 프랑스어 몰입 교육(French Immersion) 프로그램 있다.

프렌치 이머전(French Immersion)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또는 불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캐나다의 두 공식 언어인 영어와 불어를 동시에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립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머전 프로그램은 시작 시기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Early French Immersion은 유치원(Kindergarten)이나 1학년부터,
​Middle French Immersion은 4학년 정도에 시작다.
​Late French Immersion은 보통 6학년이나 7학년에 시작하며,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불어를 습한다.

교육청 웹사이트를 보면 상당수의 초, 중, 고등학교가 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공립학교에는 전체 학생의 약 9%가 프렌치 이머젼에 등록하고 있다.

우리 집 아들도 중학교를 프렌치 이머젼 학교로 갔는데 당시는 아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겨우 영어가 적응되었는데 이번에는 왜 불어냐고?

하지만 고등학교 이후로는 불어학습 혜택을 받았는지 더 이상 불만은 없었다.


내가 처음에 불어를 시작할 때는 거창하지 않았다. 호기심이 컸고 익숙한 일상에서의 조그만 탈출정도였다.

교재를 산 것도 아니고 수험생처럼 몰입하여 공부하지도 않았다. 공부라기 보다는 취미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냥 좌충우돌식으로 불어를 시작했다.

유튜브나 블로그,인스타그램,릴스등 SNS를 대한 활용했다.

인스타그램 몇 개에 팔로잉을 서 불어 관련 단어나 문장, 회화등 수시로 올라오도록 해 놓았다.

처음에 유튜브의 불어 강사를 통해 랑스 알파벳과 발음을 익혔다.

아직도 비음과 묵음등 불어 발음은 어렵기만하다.

기본 문형이나 회화를 따라 하기는 오히려 어렵지 않았다.

직도 내가 불어에 대해 얘기함은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라 하겠다.

불어 문법은 영어보다 훨씬 복잡했다.

모든 명사는 남성형 여성형이 있다.

프랑스어 동사는 주어와 시제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정도가 영어보다 더 복잡하다. 사실상 녹슨 내 머리로는 외울 수가 없다.

영어는 대개 형용사가 명사 앞에 오지만, 프랑스어는 명사 뒤에서 수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건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프랑스어 문법에는 문장을 매끄럽게 읽기 위한 연음(Liaison) 규칙이 발달해 있다.

그 밖에 인칭대명사등 여러 문법들은 너무 해해서 웃으며 포기기에 이르렀다.


요즈음은 샹송이나 현대 팝 가사와 함께 들으며 불어 단어와 가까워지고 있다.

여러 마트의 매장에 가서는 제품설명서와 안내서를 영어와 불어로 비교하며 읽 버릇이 있다.

경제 관련 기사를 불어로 읽기도 한다.

그리고 단어 집중적으로 반복적으로 외려고 한다.

앱에 있는 사전을 이용해서 찾아본다.

재미있는 불어 단어나 아름다운 단어 흥미롭게 외운다

또한 내 주변의 익숙한 것에 대한 단어들을 우선 외운다.

가족(la famille ),​회사(l'entreprise , la société ),
​금융(a finance), ​은행(a banque), ​주식(les actions), ​호텔( l'hôtel ),​공항( l'aéroport),​교통( le transport),​여행(le voyage),​음악(la musique),
​문학(la littérature), 책(un livre), 슈퍼마켓(le supermarché ), ​야채( le légume ),​ 과일( le fruit),​ 고기( la viande), 생선(le poisson)등 관련된 러 단어들을 익다.

때는 꿈도 야무지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를 빌려 오기도 했다. 물론 며칠 만에 실력부족으로 포기지만.

그러나 몬트리올의 카페에 가서는 커피를 시키는 모함을 보이기도 했다.

Je voudrais un americano, s'il vous plaît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인사말 빼고는 최초로 말해본 불어문장이었다.


나이가 들어 외국어를 배우면 여러 효과가 있다 한다.

두뇌노화도 낮추고 치매도 예방 수 있다고.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어릴 때부터 영어공부했던 방법을 억 속에 그려 본다.

그에 비하면 요즘은 많이 편해졌다. 인터넷이나 앱, AI 등을 활용한다면 국어가 어려운 것만 아닐 것이다.

영어와 마찬가지로 불어에는 왕도가 없다.

이제 불어의 까막눈이 점점 밝아져 가고 있다.

점점 익숙해진 단어들이 어나고 있다.

언젠가는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같은 불어 소설도 느릿느릿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또 하나의 영혼을 갖는 것과 같다."라고 샤를마뉴(Charlemagne)는 말했다.
​지금은 좌충우돌로 우느라 문법도 잘 모르고 발음은 투박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불어가 나의 영혼에 깊이 스며드는 날이 올 것이다.


"Petit à petit, l'oiseau fait son nid."
(조금씩 조금씩, 새는 자신의 둥지를 틀어간다.)

이런 문구는 내 처지를 잘 말해 주는 것 같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 하듯이 나의 불어도 조금씩 조금씩 맛이 들어가고 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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