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이든 목차가 중요합니다. 목차는 책의 전체적인 지도를 그릴수 있게 도와줍니다. 책이라는 매체는 글자로 만들어진 버뮤다 삼각지대입니다. 지도를 들고 들어가도 난파각입니다. 난파당하면 글자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되고, 정신분열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요가수트라는 험난한 바다 중에서도 험난한 바다에 속합니다. 때문에 요가수트라는 주석과 해설서가 많습니다. 제가 본 표지만 열개가 넘는것 같습니다. 그만큼 요가수트라 자체가 해설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요가를 설명하는 아주 짧은 경구들만 쭉 나열되어 있을 뿐입니다. 친절한 예시와 설명은 찾기 힘듭니다.
요가수트라가 험난한 이유를 나열해보겠습니다.
1 용어가 어렵다
2 자세한 비교 설명과 예시가 부족하다
3 인도의 구어전승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4 수련과 체험이 동반되지 않으면 텍스트만 이해할 뿐이다
하나씩 살펴봅시다.
산스크리트어가 영어랑 같은 언어패밀리에 속합니다. 하지만 단어는 참.. 그렇습니다. 푸루샤, 이스와라 프라니다나, 물라 푸르크리티, 야마, 니야마, 아트만, 스바드야야 등 듣도 보도 못한 단어가 많습니다. 단어는 현상과 개념의 압축입니다. 뭐가 압축된 단어인지 모르면 이해가 불가능해집니다.
<요가수트라>에는 예시나 비교같은게 거의 없습니다. 실전적인 예시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요가경이 쓰여진 당시엔 비교 경전도 부족했고, 비교할 종교도 없으며, 비교 철학도 없었습니다.
인도는 구어전승문화가 강합니다. 인도의 경전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집니다. 수도승이나 성직자들은 베다 경전의 글자 하나하나를 다외워버립니다. 외울땐 글이 길면 어려워집니다. 최대한 핵심만 적어놔야 외우기가 쉬워집니다. 그리고 구어 문화에서는 스승의 말을 통해 설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책을 친절하게 쓸 생각을 안합니다. 책과 글은 압축이 많이 될수록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요가는 체험의 영역입니다.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신이 가장 소중한 것을 숨긴 장소는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이다". 요가는 내부로의 여정입니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체험을 겪어보지 못하고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우주여행보다 어려운게 심해여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주와 심해여행보다 어려울 수 있는게 내 마음의 심해 여행입니다. 신이 뭐 대단한걸 꽁쳐놓긴 했나봅니다. 그래서 마음은 항상 파도가 치나봅니다.
아무튼 요가수트라는 험난한 바다입니다. 지도와 나침반을 꽉쥐고 들어가도 구조요청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전반적인 바다의 험난함을 설명했습니다.
이제 지도라 할 수 있는 목차를 살펴봅시다.
요가수트라는 네 개의 파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 파다는 hand손이라는 뜻입니다. 요가라는 줄기에 달린 네 개의 나뭇가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는척이 심했습니다. 그냥 챕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순서대로 1사마디 파다, 2사다나 파다, 3비부티 파다, 4카이발리야 파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마디는 삼매, 사다나는 방편, 비부티는 신통력, 카이발리아는 독존 또는 자유를 뜻합니다.
사마디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의식입니다. 사다나는 인간이 사마디로 가는 과정과 방법을 말합니다. 비부티는 경지가 높은 요기가 얻는 괴랄한 능력입니다. 카이발리아는 도가 터버린 요가 수행자가 얻는 심적인 상태입니다.
아주 아주 러프하게 단순화 시키면 경지, 방법, 이득1, 이득2 이렇게 됩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수행을 열심히 한 요기가 최고의 경지에 오르면 신통력과 자유를 얻게 된다" 입니다.
머릿속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두 가지 그림을 떠올리면 좋습니다. 먼저 네 가지 파다를 도표로 그려 머릿속에 넣으세요. 경지, 방법, 이득 2개! 그리고 평온한 얼굴로 입에서 불을 뿜는 스트리트 파이터 '요가 파이어' 달심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부담스러우면 불을 뿜는 모습은 삭제하십시오. 저도 신통력은 수행자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불을 뿜고 팔이 고무고무처럼 늘어나면 뭐하겠습니까? 신통력은 삼성과 애플에 맡기고 우리는 도만 닦으면 됩니다.
지도 공부는 여기까지 하고 내일부터 본문내용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