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남의 요가 말고)

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1.1

by 최필준

Atha yoganusasam

'아따 요가누사사남'


'자 이제 요가의 가르침을 시작한다' 뜻입니다. 지금부터 파탄잘리님이 우리에게 요가의 내용을 이야기 해주겠다는 의미입니다.


파탄잘리님이 요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고마운 말씀이지만 저는 막말을 시작하겠습니다. 막말로 파탄잘리의 시작이지 저의 시작은 아닙니다. 내가 알아야 하는건 요가의 지식과 체험이 아니라, 내가 왜 요가를 시작하는가? 나에게 요가가 왜 필요한가? 입니다. 아주 오만한 소리를 하고 있는줄 압니다. 그래도 누가 뭐래도 나의 시작이 더 중요합니다.


막말은 여기까지 하고 저의 요가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4년전에 저는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말을 막 하다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줬습니다. 휴직을 했고 한 달 동안 온천천을 걸어다녔습니다.


견디기에 쉽지 않은 죄책감과 나에 대한 실망이 컸습니다. 그런 와중에 존경하는 후배님이 요가를 해보라고 권유를 했습니다. 저는 도서관으로 가서 요가책들을 훑어봤습니다. 그중 가장 투박하게 생긴<요가디피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걸 하면 어떻게든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가 아헹가 선생님인걸 알게 되었고, 아헹가요가원을 찾다가 부산에도 있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요가수련을 시작하고, 요가지도자과정을 수료하고, 현천스님과 도반 선생님들에게 많은걸 배웠습니다.


처음 구입한 <요가디피카> 첫장에 이렇게 써놨습니다. "실수를 줄이고, 업을 짓지 않기 위해 요가를 시작한다". 물론 지금까지 수 많은 실수를 했고, 억겁의 업을 지었습니다만 그렇게 적혀있긴 합니다.


제가 요가를 시작한 이유는 입으로 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참고, 혀를 다스리면 성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인을 목표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지금도 입은 다스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가적으로 얻는게 많습니다.


아사나 수련을 열심히 해서 척추를 꽤 펴냈습니다. 컴퓨터를 초딩때부터 죽어라고 했기 때문에 골반과 척추가 끝도없이 뒤로 밀려났습니다. 그때의 저는 유인원 내지는 유사인류의 척추였다면, 지금은 다행히도 사람 비슷하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나름 숨을 잘 쉬는 편입니다. 대학교 밴드동아리 보컬이었기 때문에 그전부터 복식호흡을 죽어라고 연습했습니다. 앉으나 서나 수업중에도 연습을 했고, 요가를 수련한 뒤로는 더 열심히 호흡을 연습했습니다. 지금 수영을 하면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이유도 호흡 때문입니다. 숨쉬는 공부를 꽤 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숨을 쉴 줄은 압니다.


요가를 하고 나서 안전핀을 많이 만든 편입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제가 성질이 매우 드러웁습니다. 어릴때부터 화가 많아서 오만 사람들과 싸웠습니다. 친구랑 싸우고, 교회 전도사랑 싸우고, 군대선임이랑 싸우고, 행정보급관이랑 싸우고, 교수님하고 싸우고, 직장상사랑 싸우고 그러고 살았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덜 싸우고 사는 편입니다.


이유는 화가 났을 때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호흡을 고르고, 명상을 하고, 찬송가를 듣고, 노래를 부르거나, 경전을 읽기도 하고, 불경을 외우고, 못난 생각은 내다 버리고, 아사나 수련을 하고, 산이나 바다로 가기도 합니다. 아무튼 정제되지 않은 화를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은 합니다.


부가적으로 얻은건 더 많습니다. 하지만 본래 목적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구화입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9가지 화근은 입을 통해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저는 화근을 입으로 들어오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지금도 실수를 많이해서 화를 부르기도 합니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요가를 했는데, 아직도 외양간이 부실한 상황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소중한 소친구들을 많이 잃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외양간은 고치고 있습니다. 요가만 가지고 잘안되는 부분에는 다른 방법들도 동원하고 있습니다.


저의 외양간을 탈출한 소친구 여러분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올립니다. '다시 외양간으로 오세요~'라는 말은 안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최악의 외양간은 아니었길 바랍니다. 문고리 떨어진 비루한 외양간이지만 열심히 고쳐서 써볼테니 너무 그러지 마십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시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의 요가를 하십시다.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도 참고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인생은 각자의 몫입니다. 각자의 이유와 목적으로 요가를 시작하세요. 목적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뭐라도 하나 건질 수 있는게 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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