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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희 Nov 08. 2024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진다.

" 다른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낭비하고 있는 것과 같다."

- 메릴린 먼로 -


"우리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브레네 브라운 -



살다 보면 한 없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 미칠 것만 같은 때가 있다.

'나는 왜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고작 이것 밖에 안 되는 자신의 무능력함 앞에서 내가 그런 인간이어서 한 없이 작아지고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은 감정이 느껴지는 날들이 찾아오면 스스로를 괴롭히곤 한다.

삶을 돌이켜 보면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들까지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 날들이 참 많았다.

스스로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가슴을 움켜쥐고 못난 감정을 스스로 쥐어 짜던 시간들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흘러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받아들이는 것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인정하는 것이며, 받아들임으로써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닫기까지...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로 인해

가끔씩 스스로를 괴롭히며 힘겨워하는 사람이지만,

되도록 많은 것들을 수용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우리는 모두 삶에 수도자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니까.


대학을 다니면서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로 자신들의 용돈을 벌어 쓰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대학 1학년 첫 여름방학을 시작으로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자신이 너무 무능력하게 느껴져 아이에게 미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대견스러웠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엄마로서 능력이 부족해 아이가 고생을 하는 것만 같아 너무너무 마음이 힘들었다.

방학이면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을 해주고 싶은 엄마로서의 마음이 더 컸지만

현실은 나와 아이에게 그런 시간들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미안해 아들, 엄마 아빠가 부족해서 네가 방학에 알바를 하게 되네."

"괜찮아요 엄마, 곧 지혜도 대학 가야 하는데 두 분이 얼마나 마음이 무겁겠어요?

 나한테 좋은 경험이 될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늘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해 아들. 대신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끼지 않을게.!!"

"언제나 충분해요 엄마 마음. 나한테 늘 부족하지 않는 사랑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웃는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고 고맙다.

늘 부족한 부모 같아서 마음 한편에 미안함이 가득한데 언제나 따뜻하게 말해주는 아이.

그런 상황들이 정말 모두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탓해야만 하는 것이었는지.

설사 부족하더라고 자책하는 일을 멈추기로 했다.

대신 지금 이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그 무엇으로 다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무조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 가려 한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바라봐 줄 수 있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일 것이라고...


"너는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너를 혹사시키는 것 같아.

네가 너를 사랑하는 삶이 그런 거야?"

나를 아끼는 소중한 지인 한분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나는 단 한 번도 나를 혹사시킨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누군가보다 더 잘난 내가 되기 위해 비교하면서 사는 삶이 아니라

그냥 내가 사는 하루에 내가 하려고 했던 크고 작은 일들을 해내는 것이

내 하루의 기쁨이었고 나의 만족 이었기 때문이다.

피로감이 몰려오는 날에도

때로는 하루종일 잠들기 전까지 빡빡한 일정이어도

휴일 하루를 꼬박 잠으로 채우는 날에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은 멍 때리는 하루를 보내도

매일 같이 내가 해냈던 일들, 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한 일들

그 모든 것이 내 마음이 향하는 일이었다.

또한 누가 뭐래도 스스로 선택한 일들의 하루들이었으니까.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것은

나의 선택에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때로는 생각하지 못한 결과와 일들이 내게 오더라도

지금 나에게 이런 상황들이 왔다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부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거부는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일이 될 테니까.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세상은 때로 깊은 절망감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삶은 거창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크고 작은 깨달음을 얻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런지...

여러분들이 이 순간에도 악착같이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죽는 그 순간에 움켜쥐고 갈 수 없는 것들을 위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용기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어쩌면 삶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더 여유롭고 충만하지 않을까요.


"자존감이란 우리의 우리 스스로에 대한 평판이다." -다나니엘 브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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