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코엑스에서 개최된 조각전을 관람했다. 입체적으로 보이는 작품이 주는 멋이 있다. 기존에 많이 보았던 반가운 작품들도 보이고 새로운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 변화도 느껴진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 듯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아마도 중국 대학교 학생 작품과 청년작가 작품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대형작품 위주가 아니라 소품부터 관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보인다는 것도 좋은 모습이다. 하나의 작품에서 소비자를 위해 작품에 다양한 변화를 준 모습에서 현실 여건에 대한 이해도 돋보인다. 작품이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음을 느끼려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시종료 하루가 남은 상황인데 휴일임을 감안한다면 전체적으로 관람객 숫자가 적어 보였다는 것이 아쉽다. 붐비는 정도로 느껴져야 할 분위기가 오후 시간에 찾았는데도 조금 한산하게 느꼈다. 또 중국 작가들이 직접 현장에 많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통역이 한 명도 없는 것은 아쉬움이었다. 특정 언어뿐 아니라 의사소통이 가능한 창구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말이 안 통하지만 사전을 찾아가며 자기 작품의 의미를 알려 주려고 노력하는 젊은 작가들의 모습이 고마웠다.
그래도 이번 조각 전을 보면서 문화예술행정의 지원방향에 대해 고민이 깊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문화재단과 행정기관 차원의 참여다. 김포와 춘천문화재단, 김해시가 부스를 열고 작가참여를 지원했다. 작가 개인지원을 통해 전시 참여는 그동안 계속 이루어져 왔지만, 기관차원의 작가그룹 참여는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러 작가가 함께 참여해 전시함으로써 얻는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작가 개인 참여에 따른 비용절감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또 기관의 홍보와 작가 개인의 홍보 또한 효과를 얻을 것이다. 그룹효과라는 것이다. 다만, 전시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지역 관광지 홍보물을 나누어 주는 곳이 있어 행사취지와 참가단체의 목적을 명확히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보였다.
그동안 몇 번의 글을 통해 작가의 마케팅 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했지만 이렇게 실질적으로 시행하려 하고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 고 생각된다. 다만 참여작가가 여러 명인데 모두전시장에 나와있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다. 관객을 만나는 것은 작가다. 작품의 이미지와 함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작가를 통해 작품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전시장이다. 아트페어에 몇 년간 계속 참여하면서 작품의 변화과정을 보여준다면 어느 순간 눈 밝은 관람객에게 선택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렇게 부스 전으로 지속성을 유지한다면 홍보와 판로 개척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유도를 위해 앞으로 그룹을 세분화해서 참여시키는 방법과 일부 참가비를 본인부담 시키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무엇이든 공짜가 되면 관심이 적다. 자기 부담을 통해 작가의 적극성을 독려할 필요도 있다. 참여자의 세분화는 회화와 조각 등의 분류와 함께 청년작가와 중견작가로 작가군을 구별해서 참여를 비판하는 등 그들의 역량과 권위에 맞게 대응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