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기억, Forestus의 씨앗
우리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공간은 어딜까.
어떤 이에게는 좁은 방일 수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할머니 집 앞마당의 느티나무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어린 시절 기억 속 피난처였던 산과 바다’이다.
이 기억은 내 삶 전체를 통과하는 깊고도 조용한 축이다.
그리고 진행 중인 Forestus 프로젝트의 공간 철학과 연구 여정이, 바로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인천이라는 대도시에서 자랐다.
일상은 회색빛 아파트와 번화한 거리, 그리고 반복되는 학교와 학원 등의 쳇바퀴 같이 반복되는 생활 패턴 속에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일상에서 숨 쉴 수 있던 유일한 시간은 정신없는 일상을 지내고 나면 찾아오는 주말의 가족여행이었다.
우리 가족은 한 주간의 피로를 씻기 위해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산과 바다로 떠났다.
그렇게 떠나 마주한 바다에선 지친 감정을 안아주는 넉넉함을 느꼈고, 산에서는 복잡한 감정을 잠시 내려놓게 해주는 고요함을 느꼈다.
예민한 아이였던 나는 복잡한 세상의 모든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나에겐 그 주말의 여행이 감옥 같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였고, 나를 다독여주고 따듯하게 감싸주던 포근한 기억으로 남았다.
Forestus 프로젝트는 '공간환경이 인간에게 어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 질문은 단지 건축적이고 디자인적인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정신없고 복잡한 일상을 버티고 버티다 마주한 번아웃과 우울증, 공황장애의 터널 속에서 나 자신에게 던졌던 진지한 생존의 궁금증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질문의 답을 어린 시절 나를 감싸주던 산과 바다의 기억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Forestus 프로젝트는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공간과 사람 사이의 치유적 연결에 대한 오랜 탐구의 결과물이다.
유년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때론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나 나를 흔들고, 어떤 날은 조용히 나를 든든하게 지탱해 준다.
나에게 유년시절의 기억한 편에 있는 산과 바다는 단순한 공간 이상의 존재다.
그곳은 내 인생의 첫 번째 치유와 회복의 장소이며, 지금 내가 치유회복공간을 연구하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Forestus라는 여정의 첫 번째 페이지이자, 누군가의 기억 속 공간을 다시 꺼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Forestus 한 문장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우리 감정과 생존을 품어주는 또 하나의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