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이 아니라 아들이 전화라고
얼마 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또 나이를 하나 더 쌓아 올리는 속절없이 가는 시간
가는 시간 오는 시간 제가 어찌하오리까? 즐겨야죠
신랑이 저 몰래 케이크도 준비해주고 미역국도 사놓았더군요
감동감동
글쎄 하루 종일 냉장고에 접근도 못하게 하더라고요
뭔가 눈치를 빡 챘지만 그냥 모른 척 모른 척 센슈를
미역국은 맛난 반찬가게에서 구입 아주 잘했어요라고 칭찬해주었습니다
저는 안 먹었으면 안 먹었지 맛없는 건 정말로 화나거든요.
그렇게 신랑이 정성껏 준비해준 생일상을 받고 용돈까지 선물 받았는데
가슴 한구석에 오롯이 몰려오는 허전함
눈치 없이 온 생일이 미워서도 원망스러워서도 아닌 허전함.
똥똥이의 부재보다 연락하나 없는 그 허전함
알면서도 알면서도 바빠서 정신없어서 축하글 하나 못 보낸다고 알면서도
머리로는 백 번 천 번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평생 이리 가야 되는 데 아직은 연습부족으로 인한 허전함이 파도처럼 오는 것이
우울증에 빠진 환자처럼 우울모드로 입맛까지 없더군요 ㅋㅋㅋ
차암 놔 저 아직도 어려요 정말로 철이 없어서.
저녁을 먹는 데 카톡이 왔어요.
"아빠 전화받아"라고
오잉? 똥똥이가 위성전화로 전화를 해왔더라고요
imo는 너무 느려서 그냥 위성전화 돈 내고 전화했다네요.
그런데 문제는 제 폰으로 전화했는 데 왜 전화 안 받았냐고 잔소리를.
엥?? 이건 또 무슨 상황?
제 폰을 확인해보니까 전화가 오긴 왔더라고요
문제는 070으로 오니까 자체적으로 광고라고 차단을 해버린 겁니다
으아아아아악~~~~~~ 스팸이 아니라 내 아들 전화야 차단하지 마라고
들어주지도 않는 폰에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는
중요한 건 똥똥이가 전화로 밀당을
요넘이 틀림없이 제 생일인 거 알고 전화했는 데
"오늘이 무슨 날이더라?" 이러면서 밀당을 하면서 애를 태우는 것이
누굴 닮아서 이런 여우짓을 하는지.
밀당 끝에 " 엄마 생일 축하해요, 사랑해요" 해주는 데 ㅎㅎㅎㅎㅎㅎ
입꼬리 찢어지고 광대 승천하고 그냥 해피해지더군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입맛도 팍팍 돌고 생일이 축 생일 된 거죠.
신랑이 질투를 하든 말든 좋은 건 좋은 거죠.
어찌하리오 똥똥이 전화가 자꾸만 스팸처리되어서
통신사를 바꿔버려? 신랑 폰은 차단 안 되는 데
땡 통신사야 스팸이 아니라 내 아들 전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