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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출산은 내게 큰 두려움이었다.
주변에서 어떤 분이 출산하다가 과다출혈로 구급차에 실려갔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리고 출산에 대한 이미지는 미디어에서 익히 경험하던 것들이 다였기 때문에 안 그래도 힘겨운 출산을 의사의 개입 없이 진행한다는 게 선뜻 내키지 않았다.
출산은 아내가 하는 것이지만 가정을 지키는 일은 내 의무이기도 했다. 아내의 의사는 존중하지만 그것이 아내를 위험에 노출해도 된다는 건 아니기 때문에 꽤나 긴 시간 내키지 않고 고민하기도 싫은 상태로 있었다.
그러다 아내의 권유로 자연출산 교육을 받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연출산의 장단점을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었는데 교육을 듣고 나서 한결 마음이 수그러들었다.
아내와 나, 우리 부부는 출산이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모든 과정이 안개와 같았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우리가 직접 겪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교육을 들으며 자연출산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전체적인 과정을 보고 나니 반드시 위험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나의 마음을 돌린 건 역시 아내다. 하루는 아내와 같이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다시 자연출산으로 서로 언쟁이 시작됐다. 나는 아내에게 이미 본인이 정해놓고 왜 자꾸 내 의견을 묻냐고 윽박지르듯 얘기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매우 속상해하며 대화를 끝내고 정적이 흘렀는데 문득 아내가 속상해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본인이 원하고 본인 스스로가 겪어야 할 출산인데 내가 내 주장만 하는 게 중요한 건가? 얼른 생각을 고쳐 잡고 자연출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마음을 정하고 나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자연출산 준비에 들어갔다. 자연출산은 산모가 본인의 힘으로 아이를 출산해야 했기 때문에 부단히 몸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체력적인 것뿐 아니라 먹는 것도 잘 챙겨 먹어야 해서 과연 아내가 부지런히 준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걱정과 달리 아내는 꾸준히 요가도 하고 교육 중에 알려준 몸을 준비하는 동작들을 해나갔다. 처음엔 의문이 일었는데 출산이 다가오며 아내는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역시 출산의 전 과정을 함께 해야 했기 때문에 옆에서 도울만한 것들을 생각하고 준비했다.
교육 중 항상 빠짐없이 듣게 된 이야기가 아빠가 꼭 엄마를 잘 도와 출산을 끝까지 해낼 수 있게 힘을 줘야 한다고 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게 완전히 가시지 않은 두려움 속에서 우린 출산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