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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갖게 되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아이를 대할 것인가? 아이가 성장한다는 건 부모의 성장과도 같다.
갑작스러운 가치관 커밍아웃이지만, 나는 내 성공을 아이에게 투영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생각했다. 내 의사 결정에 의해하지 않았던 걸 아이에게 까지 굳이 시키고 싶진 않다.
여하튼 많은 고민들이 앞으로도 수도 없이 있겠지만 당장의 고민은 무엇인가? 바로 아이의 첫 정체성을 부여하는 '이름 짓기'다.
아내와 결혼하고 종종 2세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이름 얘기도 주거니 받거니 했다. 장난으로 연예인 이름도 불러보고 두 사람의 이름을 엮어보기도 하고 나름 의미를 부여한 이름을 지어보기도 했는데 선뜻 마음에 와 닿는 이름이 없었다.
출산이 가까워오자 주변에도 이름을 물어보고 우리가 생각한 후보들을 이야기해봤다. 특히 부모님께도 여러 이름을 물어보고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도 들었다. 그런데 야박하게도 우리 부모님이 제시하는 이름은 다 탈락시켰다.
결국 우리 마음속에 있었던 이름이 있었으니 바로 '지구'다.
주변 사람들이 만삭인 아내를 보고 '아이 이름은 뭘로 할 거야?'라고 물어보면 우린 '지구요.'라고 대답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리 제수씨는 이름을 듣자마자 이건 말려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심지어는 '작은 엄마가 널 살렸어.'라며 결사반대의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 지구라는 이름은 아이 성별이 결정되기 전에 남자아이라고 생각했을 때 지은 이름이다. 남자아이면 지구 괜찮을 것 같다. 라며 아내와 얘기했는데 덜컥 딸이 되었다. 그래서 다른 이름을 지어줘야 하나 고민하는데 지구라는 이름이 계속 맴돌았다.
왜 지구냐고 물어보면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아내와 얘기하다가 툭 튀어나온 이름인데 그 이름이 계속 맴돌아 아이 이름으로 결정됐다. 아이 이름과 연결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든든이가 태중에 있을 때 태교랍시고 내가 '코스모스'를 조금 읽어주었다. 아이가 크면 동화책도 읽어주겠지만 한 번 코스모스를 읽어주고 싶다.
아름다운 지구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