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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드리머 May 09. 2024

국제학교, 학원비로도 보낼 수 있어요

해외국제학교 말입니다


 "너 정말 학원 안 다녀? 진짜?"


꼭 다녀야 하나


 학기 초가 되면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종종 들어온 말이다. 이어서 "와, 너네 엄마 진짜 최고다!"라는 엄마의 칭찬이 따라온다고.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가 오히려 특이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아이 친구들에겐 멋진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부모님들 시선에선 달랐다. 매일 시간이 남아 놀 수 있는 우리 아이를 두고 "OO는 학원 안 다닌다는데 난 왜 다녀야 하는데?"라고 항의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집은 공공의 적인 느낌이랄까. 언젠가 아이 친구 엄마에게 "대체 언제까지 애들 학원 안 보낼 거예요?"라는 질문도 받았다. 


 나는 초등시절 비슷한 또래가 많은 빌라에 살았다. 하교 후 공부방(엄마가 운영하시던)이 끝나면 자유시간이었다. 매일같이 고무줄놀이, 이어달리기, 피구, 숨바꼭질, 말뚝박기, 땅따먹기 등 밖에서 참 많이도 놀았다. 비가 오면 집에서 보드게임, 카드놀이, 화투 등으로 다양한 놀이를 했고, 친구랑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도 나처럼 즐거운 초등시절을 보내기를 바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없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전혀 학군지가 아니었음에도 아이 친구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 가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출처: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7357




사교육비, 얼마나 지출하나요?


 치앙마이로 떠나기 전 친구들과 만난 자리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제는 아이들의 교육으로 넘어왔다. 각자의 아이들이 어떤 사교육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할 때는 하나같이 뒤엔 꼭 붙는 말이 있다. "우리 동네에서 우리 집은 진짜 조금 보내는 거야. 다들 훨씬 더 많이 해." 남들보다 적게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해 보면 평균 아이당 80만 원 선이었다. 결혼하지 않은 싱글친구는 어떻게 그 많은 지출이 가능한 거냐고 반문하며 '이래서 아이들 키우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구나'라고 읊조렸다. 

 

 학원비 지출을 조금 해서 80만 원이라니. 보통 100만 원은 쓴다며 그 이상을 쓰는 집들도 꽤 많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카페에 가끔 올라오는 게시글이 있다. '아이 한 명당 사교육비 얼마나 쓰세요?',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다. 평균 100만 원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학원을 적게 보내는 거라고 말하는 엄마들의 심리는 뭘까? 남들처럼 많이 보내지 못하는 형편이 아쉬운 걸까. 아이에게 충분히 시켜주지 못하는 미안함일까. 적게 보내도 내 아이는 잘하고 있다는 은근한 자랑일까. 


국제학교, 그들만의 리그만은 아니더라


 대체로 저학년이면 영어학원은 필수로 다니고 유치원부터 다니기도 한다.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싶어 하는 부모들도 많다. 영어환경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싶지 않은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까?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어마어마한 학비를 감당할 수 없으니 관심 없는 척 지내왔던 것뿐. 국제학교는 그들만의 세상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쿠알라룸푸르에서 3개월을 지내며 우리같이 평범한 가정도 마음먹으면 국제학교에 보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월 50만 원 정도로 보낼 수 있는 국제학교도 있었고, 찾아보면 그 이하도 있다.


 아이의 학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학원비 100만 원 정도면 보낼 수 있는 학교들이 꽤 있다. 국제학교 학비는 기본적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오르고 원어민 선생님의 수와 시설의 퀄리티에 비례한다. 내 아이가 좋은 시설에서 원어민 선생님에게 배우면 좋겠지만 각자의 경제적 수준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국내는 어림없어도 해외 국제학교로 눈을 돌려 '영어환경 노출'에 초점을 맞추면 가성비 있는 곳들을 찾아낼 수 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도 그렇게 손품을 팔아 찾아냈다. 





해외 국제학교, 그래서 좋은가? 


 아이들이 치앙마이 국제학교에 다닌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아이들도 우리 부부도 만족하고 있다. 1년을 생각하고 왔지만 좀 더 있어 보기로 결정한 상태다. 국제학교를 보내는 부모들의 기대치는 모두 다르고 아이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 만족하며 보내는 학교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학교마다 커리큘럼과 분위기가 다르니 내 아이의 성향에 맞는 학교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아직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가 눈에 보인다.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인지 한국을 떠나면 자유와 묘한 해방감이 느껴진다. 국제학교는 나도 경험한 적이 없으니 아이들에게 내가 섣불리 조언해 줄 것도 가이드해 줄 것도 없다. 아니, 할 수가 없다. 온전히 아이들에게 믿고 맡기는 수밖에. 한 발 떨어져서 아이 스스로 해나가는 걸 지켜보는 지금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지내고 있는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그저 기특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출처 : unsplsh

 

 가장 좋은 것은, 신의 관심사를 탐색할 있는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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