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고, 내가 가진 자원을 떠올려 보기
“대부분의 사람이 그냥 평범하게 산다구. 당연히 나도 마찬가지고. 그니까 대단한 무언가가 되는데 너무 집착할 필요 없어. 그냥 인생에서 저마다 소중한 걸 찾으면 그걸로 충분해.”
- 스튜디오 드래곤. (2024). 엄마친구아들 [TV 프로그램]. 넷플릭스.
고등학교 3학년, 모의고사를 처참히 망쳤다. 원하는 대학은 당연히 불가능했다. 대학 이후의 내 인생마저 모조리 망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 대비 한 없이 부족한 나의 능력이 너무 보잘것없고 초라했다.
하지만 34살인 내가 그때, 엉엉 울며 좌절하던 19살의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네가 생각한 기준보다 부족한 건 당연히 슬픈 거야. 실컷, 펑펑 울어! 그리고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한 미래의 너는, 다른 곳에서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
"세상 그리고 너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될 거야. 부족한 부분은 용서하고 받아들이게 되고, 다른 사람에겐 따뜻하고 지식에는 호기심 넘치는 너의 장점도 발견하게 돼. 게다가 돈도 벌고 모으기까지 한다고!”
2024년 9월, 면접 3번에 연속해서 떨어졌다. 면접 컨설팅을 받았는데 면접 스킬이 너무 부족해서 민망했다. 원하는 회사는 더 이상 못 가고 내 인생마저 망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능력이 너무 보잘것없고 초라해 보이는 하루였다.
하지만 34살의 내가 19살에게 해줄 좋은 말이 많았듯이 44살쯤의 나도 지금 절망하고 있는 나에게 해줄 좋은 말이 많지 않을까? 혹여 내가 원치 않은, 생각하지 못한 직장을 가게 되더라도 다른 곳에서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19살의 내가 그 모의고사 이후에 오답노트를 만들고 다시 수능을 준비했듯이, 34살의 나도 다 울고 나면 면접 오답노트를 만들고 다시 취업을 준비해야겠다.
VIA(Value in Action) 성격 강점
VIA 강점은 보편적으로 사람이 가진 24개의 긍정적 심리자원 리스트이다.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피터슨과 마틴 셀리그먼이 주도한 55명의 저명한 사회과학자들이 인간의 긍정적인 강점/특성을 검토하고, 모으고, 분류하여 만들었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질병을 정리한 리스트가 정신 장애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 :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이라면, 인간의 긍정적 측면에 초점해 만든 리스트를 VIA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긍정적인 특성들 중 각 개인은 고유의 느낌, 사고, 행동의 경향을 갖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성격 강점(Character Strength)이라고 정의한다. 긍정적 성격을 나타내는 MBTI라고 보면 되는데, 24개가 고유한 순서를 가지므로 MBTI보다 복잡한 나의 고유성이라고 보면 된다.
VIA test(https://www.viacharacter.org/)를 통해 test 할 수 있고, 대개 Top 5를 개인의 고유하고도 강한 조합 즉 시그니처 강점(Signature Strength)으로 본다.
연구에 따르면 본인의 강점을 인지하고 활용할수록 가까운 관계에서의 친밀감과 만족감이 증가하고, 일에서의 생산성과 몰입을 향상되며, 더 높은 행복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내가 무언가를 가지지 못했다고 느껴질 때, 내가 가진 고유한 심리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오늘 발휘되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 보자.
위의 이미지는 24년 5월 나의 VIA 강점 결과이고 오늘 내가 발휘한 강점은 '사랑'이다. 남녀 간의 로맨틱한 사랑은 아니고 사람들 간의 짧은 기분 좋은 교류로 보면 되는데, 조금 피곤한 하루였지만 늘어지지 않고 탁구장에 가서 관장님과 웃으면서 탁구 레슨을 하고, 탁구장 내 멤버 분들과도 밝은 에너지로 눈인사, 짧은 랠리를 주고받았다.
세상의 기준으로 나를 들여다보면 초라해 보일 때가 자주 있지만, 내 안에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긍정적이고 소중한 모습을 스스로가 발견해 보자.
나를 더 토닥여주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 <심리학 한 조각> 자기연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