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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May 15. 2017

문재인의 회의와 박근혜의 그것은 너무도 다르다.


사진에 대한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하 문재인)의 사진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올려서 국가 안전 회의 NSC(National Security Council를 5월 14일 소집한 때의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하 박근혜)의 사진은 2015년 8월 20일 북한 포격과 관련해 NSC 상임위를 소집한 것을 촬영한 것이다.


복장

북한은 황금같은 주말 새벽에 미사일을 쏴올렸고, 문재인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평소에 따르던 일정보다 빠르게 업무를 따랐어야했을 것이다. 빠르게 업무에 복귀해야했을 것이고, 아마 아침밥도 제대로 못먹고 출근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급하게 모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문재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넥타이를 메지 않았다. '넥타이를 멜 시간도 없었다'를 보여주고 또 격식없이 논의하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박근혜같은 경우에도 복장에 특이성을 줬다. 저 노란색 옷은 민방위복인데, 박정희가 민방위 제도를 만든 이후부터 공직자의 유니폼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박근혜가 특별히 까탈스러워서 저 옷을 입은 건 아니고, 이전에 김대중도 입었고, 이명박도 입었다.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상황임에도 문재인의 NSC에는 민방위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장 통일은 했음에도 특별히 참석자들에게 다른 유니폼을 입도록 요구하지는 않았다. 참고로 필자는 이쪽이 좀 더 회의의 질이 좋을거라 생각한다. 


상황이 급한데 특정 옷으로 갈아입어야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건 넌센스고(웨딩피치냐),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있으면 회의가 획일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의견만 중요해지고 소수의 의견은 묵살되거나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획일적인 복장은 문제해결-위기관리에 있어 오히려 독이 된다. 복장에서부터 다양성을 죽이면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장은 평상복이라는 점에서 참석자들에게 편하고, 넥타이를 뺏다는 것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회의에 다양성을 확보하게끔 도와줄 것이다.


재밌는 건 참여정부 때의 NSC에서도 민방위복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시라.


참석자들과의 인사

꽤나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문재인은 NSC에 참석하면서 참석자들과 모두 악수를 했다. 단순히 악수만 한 것이 아니다. 잘 보면 악수를 하면서 상대와 눈을 마주치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가 참석한 것을 내가 알고 있으며 나는 너를 존중한다'라는 존중의 제스처다. 단순히 NSC에 참석해서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면 참석자들은 존중받는 느낌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아래의 영상을 확인해보시라.


박근혜가 NSC에 참석하면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했는 지는 모르겠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려 했으나 찾지 못했다. 그런데 유권자들과의 악수도 피하는 박근혜, 잠시 쓸 공간의 변기도 교체하는 결벽증세를 보이는 박근혜가 회의 참석자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면서 악수를 나눴을 거라 상상하기는 어렵다. 반박 자료가 있으면 댓글로 피드백 바란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도 인정하겠지만, 회사에서의 회의는 획일적으로 진행되고, 회의 주재자인 상사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지도 않는다. 회의 자체가 너무 자주 있는 일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애초에 참석자들에 대한 그정도의 존중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이라키의 아래에 위치한 사람은 자기 주장을 하기 힘들고, 주장을 하더라도 쉽게 묵살될 것이다. 묵살되는 경험을 겪거나 옆에서 보게되면 참석자들은 자기 주장을 하지 않게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조직의 다양성이 약화되면 위기관리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힘있는 소수가 모든 것을 결정하게되면 그들은 힘없는 다수가 가지고 있는 핵심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고, 더 적은 정보를 통해 솔루션을 도출하게 된다. 미국이 그런식으로 쿠바를 침공했고, 된통 당했다. 관련해서는 책 <와이저>를 참고하시라.


박근혜의 국정 운영은 반면교사로서 훌륭했다. 박근혜처럼만 하지 않으면 조직은 잘 굴러갔을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정부 출범 초기부터 보이는 모습은 조직이 어떠해야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다양성을 통해 성장을 하고자 하는 조직의 롤모델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너무 찬양일색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칭찬할 땐 칭찬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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