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이야기

9월 11일의 탄생화

by 가야

9월 11일의 탄생화 – 알로에의 고백

나는 알로에, Aloe vera.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 태어나, 잎 속에 맑은 젤을 품고 자라왔지요.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나의 삶은 지중해 연안과 아프리카를 지나,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의 곁에 머물고 있어요.

나의 뿌리와 이름


내 학명은 Aloe vera (L.) Burm.f., 사람들은 나를 ‘참 알로에’라 부릅니다.


내 두툼한 잎은 수분을 가득 머금고 있어 가뭄에도 꿋꿋이 살아남지요. 바로 이 강인함이 내가 오랫동안 치유와 생명력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이유랍니다.

클레오파트라의 비밀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매일 저녁 우유로 전신을 목욕한 뒤, 내 젤을 온몸에 바르곤 했습니다. 그녀의 매끄럽고 빛나는 피부 뒤에는 바로 내가 있었던 셈이지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를 ‘불멸의 식물’이라 부르며, 미용뿐만 아니라 장례 의식에서도 사용했답니다. 죽은 이가 영원히 재생하길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던 것이죠.


로마 병사들의 치료제


내 이야기는 이집트를 넘어 그리스와 로마로도 이어집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로마의 병사들은 피 흘리는 상처 위에 내 즙을 발랐습니다. 화상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나의 몫이었지요.


그래서 나는 병사의 동반자로 불리며, 항해자들의 배에도 항상 실려 다녔습니다. 그들에게 나는 생명을 지켜주는 ‘자연의 구급상자’였어요.


꽃말과 전해지는 의미


내 꽃은 드물게 피어나지만, 한 번 피면 노란빛과 주황빛이 어우러져 장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내 꽃말은 건강, 희망, 치유입니다.


9월 11일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상처 입은 이들을 보듬고, 희망을 전하는 힘을 지닌 존재입니다.”


약용의 역사


내 이름은 이미 기원전 1500년, 이집트의 의학서 《에베르스 파피루스》에 기록되어 있었어요. 이후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등장하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왔지요.


위장병을 다스리고, 피부 질환을 치료하며, 때로는 해열제와 진통제로도 쓰였습니다. 오늘날에도 나는 화장품, 의약품, 건강식품으로 여전히 사람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의 고백


나는 알로에, 세월을 넘어 사람과 함께해 온 치유의 식물.

태양 아래 고통을 견디며 자라왔기에, 상처 입은 이들에게 나의 맑은 젤을 나누어 줄 수 있었던 것이지요.


혹시 오늘 하루 지친 당신이 있다면, 나의 잎을 떠올려 주세요.
나는 언제나 당신 곁에서 상처를 어루만져 줄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https://youtu.be/Xb94UduLK3s?si=InPSBQHOCJ2Iuw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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