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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초이 Oct 28. 2020

요즘 집에서 뭐해 16. 샌드위치 만들기

집에만 있어서 무기력할 때 뭐하면서 보내는지 공유해주라



16

샌드위치 만들기



한 때 컬리에서 궁금한 식재료들만 하나씩 구매해보는 취미가 있었다. 요리는 어려워 생으로 먹거나 구워 먹거나 하는 방식이 전부였는데 식재료가 좋으면 특별한 요리법이 없어도 과일, 채소, 고기 등 재료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묘미가 있었다. 에어 프라이기 덕에 좋은 버터나 오일, 또는 소금과 후추가 있으면 식재료의 다양한 풍미를 쉽게 더할 수도 있다.



그 외에 요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샌드위치 만들기였다. 싱싱한 재료만 있으면 한 곳으로 모아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었는데 노력 대비 성취감은 어마어마했다. 계란, 햄, 치즈 , 몇 가지 채소만 있어도 맛있는 기본 클럽 샌드위치부터 시작했다. 나중엔 어울리는 조합들을 찾다 보니 식빵에서 반미 빵까지 다양한 빵들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아보카도와 새우를 넣은 브런치 카페에서 나올법한 샌드위치까지 만들게 되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보상에 재미 삼아 1일 1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오늘은 버터로 살짝 구워낸 식빵 사이사이에 싱싱한 바질, 모차렐라 치즈, 계란, 토마토, 채소 순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햄은 없었지만 그 덕에 바질의 맛이 모차렐라 치즈와 잘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싱그러운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내가 만들어 낸 것들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건강한 음식으로 몸을 채운 덕에 개운한 힘이 나는 듯했다.


전에는 허기를 채우는 일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몸을 채운다는 생각으로 식재료를 잘 선택하려고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먹는 대로 몸은 흡수하고 채워져 가니 먹는 것이 그 사람을 대변한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 내게 샌드위치를 만드는 일은 작은 뿌듯함을 챙길 수 있는 소확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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