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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Mar 25. 2020

오늘도 홀로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면

캄캄한 밤. 모두가 잠든 그때, 우두커니 있는 천장만을 바라본다. 억지로 감은 눈은 아파오기 시작하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은 다 떠오른다. 내일은 걱정되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속은 쓰려온다. 잘못 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가 끔직하게 싫어진다. 


 고통에 특별한 점수를 매기는 것은 힘들지만, 2일 정도 잠을 못 잔 상태에서 내일 아침에 꼭 참가해야 하는 일정이 있을 때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는, 다른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연도별 불면증 환자 수.

그리고 나처럼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전체 국민의 1%가 넘는다. 나 혼자만 고통받고 있는 게 어쩌면 위로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바로 그 점이 더 괴롭고 안타깝다. 가끔 우리는 통계를 볼 때 1이라는 숫자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인간은 하나하나 모두 우주라고 하는데, 그 수많은 우주가 잠을 못 들어 매번 밤마다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지난주부터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전문가의 치료 하에 약도 복용하고 있다. 확실히 전 보다 훨씬 더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 전문가에게 상담도 받고, 스스로 많은 책들과 경험을 통해 연구를 해보았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 과정을 공유하고 싶다. (힘들다면 꼭 전문가를 찾아가라. 가격도 저렴하다.)


1. 잠에 대한 태도 

첫 시작으로 중요한 것이 잠에 대한 태도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누구나 다 잠을 잘 수 있고, 누구나 당연히 깊은 잠을 잘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에 합당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많은 일을 하고 싶을 때 가장 쉽게 줄이는 것이 잠이고, 많은 잠을 자는 사람은 게으르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잠을 제대로 잘 수록 오히려 낮 동안의 생산성이 높아진 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와 운동선수의 케이스를 통해 많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노력을 해야 한다. 운동을 잘하고 싶으면 운동을 배우거나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한다. 피부가 좋아지고 싶어도 그에 따른 좋은 제품을 쓰고, 관련한 지식에 대하여 스스로 엄청나게 공부한다. 그러나 수면에 대해서 그렇게 까지 큰 비용을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장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두 자문할 필요가 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을 위해서는 어떤 수면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러한 수면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말이다. 


나는 높은 생산성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많다. 그렇기에 아주 "좋은" 수면이 필요하다. 그 좋은 수면을 가지는 것이 내 큰 목표에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2. 좋은 수면을 하지 못할 때  


어떠한 이유가 되었던 수면을 챙기지 않아서 체내 시계가 흐트러지면 정말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 불면증이 생기고, 식욕 부진과 의욕 감퇴를 일으켜 우울증을 야기한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증상들은 서로 양성 피드백의 관계라는 데에 있다. 불면증이 생기면 식욕이 떨어지고, 의욕도 떨어져 사람도 만나기 싫어진다. 사람이 만나기 싫어지니 활동도 하지 않고 우울해진다. 그 결과 잠을 자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한번 이 회로에 빠지고 나면 벗어나는 것은 여간한 노력으로는 쉽지 않다. 


3. 좋은 수면

계속해서  "좋은 수면"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렇다면 좋은 수면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피터 드러커

비즈니스에 주로 적용되는 격언이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어느 분야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격언이다. 수면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 위 책에서 언급한 3 가지는 수면 시간,  양질의 수면, 개운한 정도다. 아주 객관적으로 체크하는 것은 어렵지만, 스스로 일어나자마자 체크한다면 나름의 수치들을 통해 체크할 수 있다. 


나는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서 아주 철저하게 생활 패턴을 체크하고 있다. 수면과 관련된 패턴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매일 일어나자마자 잠을 잔 시간, 깬 횟수, 주관적 만족도를 기록으로 남긴다. 


금요일 9시에 첫 수업이 있지만,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을 비교적 다양하게 실험할 수 있다. 저녁 9시에 멜라토닌을 먹고, 11시에 수면제를 먹고 수면을 취한다. 따라서 잠에 드는 시간은 현재 통제할 수 있는 변수다. 그렇기에 일어나는 시간을 알람 없이 관찰하고 있다. 주관적 만족도, 깬 횟수와, 잠 잔 시간 등을 보고 매번 그 전날의 생활 패턴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래서 어떤 생활을 해야 가장 잘 잘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4. 빛, 식사, 운동 

그리고 일과 중 가장 신경 쓰기 좋은 것들은 빛, 식사, 운동 3가지이다. 잠은 그야말로 복잡계라 어떤 하나의 행동을 한다고 잠을 잘 수 있는 것도, 어떤 하나의 변수에 의해 잠을 못 자는 것도 아니다. 모든 행동과 정신이 엮여 잠이라는 하나의 변수를 조절한다. 그렇기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다 조절하려고 하면 오히려 그에 압도된다. 가장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정해 지켜보자.


인간의 신체 리듬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빛이다. 의식적으로 해가 좋은 낮에 밖에 나가 빛을 받아야 한다. 24시간 이 조금 넘는 인간의 신체 리듬은 S회로와 C회로가 같이 조절한다. 그중 C회로는 빛에 의해 조절된다. 인간의 리듬은 24시간이 넘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불균형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 약간의 불균형을 매번 빛을 통해 영점 조절을 해야 한다.


식사와 운동 역시 중요하다. 아침에 씹는 행위를 통해 뇌를 자극시켜야 한다. 온몸이 활성화되고, 체내 시계를 확실히 깨우는 역할을 한다. 운동을 통해 낮에 적당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위에서 언급한 S회로에 피로의 결과로 아데노신이 축적되지 않는다. 아데노신이 충분하지 않으면 밤에 충분한 수면 압을 가져오지 못한다. 


잠에 드는 것은 하루 종일 생활 패턴의 결과이다. 아침에는 바로 식사나 빛을 받음으로써 몸을 깨우고, 점심에는 활동량을 높여 몸에 적절한 양의 아데노신을 축적해야 한다. 그 결과로 밤에 꿀잠을 선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그 어떤 선물보다 달콤하고, 앞으로 더욱 가치 있을 꿀잠을 위해 하루 종일 노력하자. 


참고: 숙면의 모든 것, 나시니 세이지, 김정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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