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시간, 1분. #1
오랜만에 서랍을 열었다.
명함, 감기약, 에어컨 사용설명서, 립밤. 그리고 수십 여개의 라이터.
꼭 필요할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필요 없을 때만 튀어나온다.
내가 구매한 라이터가 몇 개일까? 그리고 그 많던 라이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라이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몇 번 사용되지도 못한 녀석들인데. 차라리 버려지는 게 낫지, 그 녀석들은 그냥 잊혀버렸다.
그래도 아직 서랍 안에 있는 애들은 양반이다. 문득 다시 이렇게 마주해 언젠가는 사용될지도 모르니.
아, 그건 너무 희망고문인가?
내 삶에도 정말 많은 인연들이 스쳐 지나갔을 텐데.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으려나.
살아있기는 할까?
그래도 가끔씩 우연히 마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이란 그런 것인가.
언젠간 나도, 그 사람도 서로에게 사용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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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라이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