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늦게 일어날 거면서

글 읽는 시간, 1분. #2

by 글민

'띠리링-'


끈다.


'띠리링-'


또 끈다.


'띠리링-'


또다시 끈다.



매일 아침 시작되는 전쟁. 계속되는 소리에 듣다 지친 개가 옆에서 짖기 시작한다.

일어나야지.


'이 알람은 언제 처음 맞췄더라?'


입사했을 때? 그땐 회사가 이전하기 전이었으니 더 일찍 맞췄었을 텐데.

그럼 이사한 직후에 맞췄나? 그것도 아닌데.


꺼놓기만 하고 삭제하지 않은 알람도 눈에 꽤 많이 들어온다.

이 알람들은 언제 맞췄는지 얼추 기억이 날 듯도 하다. 이건 주말에 낮잠을 자기 위해. 또 저건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또, 저건··· 모르겠다.


어차피 두세 개씩 맞춰놔도 마지막에 있는 하나에 반응할 텐데 나는 왜 알람을 여러 개씩 맞추는 걸까.


어떤 의사가 그랬다. 5분씩 여러 번 더 자는 것은 그만큼 아예 안 자는 것보다 더 피곤하다고.

나는 내 몸뚱이를 괴롭히고 싶은 건가?



그럼에도 아침만 되면 일찍 일어나기는 죽기보다 싫다. 나라는 사람은 구조적으로 미라클 모닝이 불가능하다.


문득, 언젠가 술자리에서 친구와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나눴던 때가 생각났다. 별 영양가 없는 대화 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먼 과거에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전쟁에서 아침형 인간이 승리하여 지금의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우스갯소리지만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그때 저녁형 인간들이 이겼어야 해.'라고 말했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저녁형 인간들의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1화그 많던 라이터가 다 어디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