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 요리생 +....
나: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왜 궁금한데?
디엔: 고등학교 졸업하면 최저 시급 받는 일이라도 시작해서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여자도 만나야 하고.
나: 결혼을 일찍 하고 싶어?
디엔: 결혼을 해야 집에서 나올 수가 있죠. 전 결혼하면 강원도에 가서 살 거예요. 여기서 제일 먼 곳에서 살고 싶어요.
나: 그런데 왜 최저 시급 받는 일을 하겠다는 거야? 결혼하면 식구들도 생길 텐데?
디엔: 어차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최저 시급 받는 일이나 할 텐데. 포기할 건 포기해야죠.
나: 너 요리대회 나가볼래?
디엔: 저도 나갈 수 있어요?
나: 나갈 수 있지. 그런데 아주 힘든 날들이 될 거야.
디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나: 한번 해보지 뭐.
‘고생 끝에 낙이 온다.’ - 축제 후기
1월 13일 전국 요리대회이다. 2달 전 나와 나범이는 푸딩과 전복죽 만들기 연습을 시작하였다. 이태리 요리를 만든다. 처음에는 선생님한테 혼났다. 그리고 다음에도 혼나고 또 혼나고 또 또 혼나고 혼나는 걸 반복하였다. 어느 때 한 번은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다. 그때는 기분이 엄청 좋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늦게 집에 가고 선생님은 더 예민해지시는 거 같았다. 늦게까지 하고 혼나니까 기분이 안 좋아지긴 했는데 선생님들은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을 해주시고 힘내라고 몇몇 분들은 응원을 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우리만 힘든 것이 아니라 서진 선생님과 윤 선생님도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신다. 항상 혼은 내시면서 힘들게 집에 가시는 서진선생님, 항상 새벽에 나와 재범이 그리를 데려다주시는 윤 선생님. 잘 버티시는 거다. 미안하고 항상 감사하다. 서진 선생님은 우리에게 화를 내시는 게 아니라 걱정을 해 주시는 거다. 우리가 못 하는 게 답답하니까 그러시는 걸 인정한다. 요리대회 하루 전 새벽 4시 30분쯤에 끝나고 5시쯤에 집에 들어가서 자고 5시 30분에 일어나 6시 차 타고 다시 학교에 나왔다. 요리대회 나갈 준비를 했다. 24시간 중에 30분밖에 못 자서 피곤했지만 하루가 남은 것이니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다.
윤 선생님이 자신은 피곤할 때 책임감을 생각하고 버틴다 했다. 나도 책임감으로 버티려고 인생 처음으로 책임감 하나 때문에 더욱 열심히 했다. 학교에서 대회 가기 전 서진 선생님한테 엄청 혼났다. 심한 말도 들었다. 하지만 저건 우리를 걱정하시는 거다. 살짝 서운함과 마음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힘을 냈다. 요리장에 도착하여 60분간 요리를 하고 30분 동안 플래이팅을 마쳤다. 나범이는 울었다. 이유는 몰랐는데 끝나고 서진 선생님이 안아주고 잘했다 고생했다 이 말에 눈물이 난 거 같았다. 이제야 나범이가 운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생애 처음으로 큰 대회에서 인정받고 그랬다. 너무 좋았다. 선이와 내가 대회를 최초로 나가서 내년부터 다른 애들도 나갈 수 있다. 뿌듯하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가 이런 뜻인가 하고 느꼈다. 내년에 애들을 응원한다.
디엔이의 요리대회 소감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