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단단히 먹고 한 놈 한 놈 끌어냈다. 어느 녀석은 어느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다른 녀석은 표정이 어쩐지 맹~해보였다. 다 끌어냈다 싶었는데 머리가 하나 빈다. 개집 바닥에 깔아놓은 천조각 밑에 한 녀석이 숨어있었다. 마치 자긴 거기 없다는 듯이 숨도 조심조심 쉬면서. 천을 걷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르렁거린다. 아직 짖지도 못하는 어린 녀석이. 다리를 잡고 끌어냈다.
'너구나'
어미개 밥값으로라도 쓰십사 가져간 봉투를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어르신은 아직 예방접종을 못했으니 그 돈을 주사비로 쓰라며 내치셨다. 도리어 빈 손으로 보낼 수 없다며 말린 시래기를 쥐어주셨다. 처음 뵙는 어르신이지만 감사히 받아 들었다. 어미개에게도 마음으로 인사했다.
준비해 간 종이상자에 녀석을 앉혀 차에 실었다. 수건을 깔고 물도 떠 두었다. 그 안에서 십여분, 진정한 것 같아 출발했다. 집에 도착하니 상자 한켠이 젖어있었다. 운전을 조심조심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멀미를 했나 보다. 그럴 만도 하지.
집에 오자마자 씻겼다. 적당히 따뜻한 물에 조심조심. 감기에 걸리면 어쩌나 싶어 구석구석을 말려주었다. 내 머리카락 말릴 때도 잘 안 쓰는 드라이기를 꺼냈다. 춥지 말라고 내 배 위에 엎드리게 하고 바람은 약하게 적당히 멀리서 코와 귀를 주의해가며. 몸을 말려주며 이름을 지었다. 똘똘한 녀석 같아서 '똘', 복 받으며 살라고 '복'
똘.. 복... 이. 조선반도에 한 집 걸러 한 집마다 있었던 백구의 이름으로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