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정'은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요?
기온, 습도, 기압, 계절의 변화와 같은 기후 요소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자율신경계는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신체가 잘 적응해 조절하도록 돕습니다.
기온은 자율신경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날씨 요인입니다. 온도가 높거나 낮으면 신체가 자율신경계를 통해 체온을 조절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습도 또한 자율신경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습도가 높거나 낮으면 신체 체온 조절 시스템에 영향을 주게 되고, 자율신경계가 더 많이 작동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 정이안, "[정이안의 건강노트] 날씨가 자율신경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주간한국, 2024.09.27, https://week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7096275
멜라토닌과 수면, 햇빛의 생체시계 조율 기능
햇빛은 멜라토닌이라는 숙면을 돕는 호르몬 합성에도 영향을 준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으로부터 만들어지는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멜라토닌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밤에 잠들 시간이 되면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도록 한다. 만일 불을 켜고 자게 되면 우리의 뇌는 밤이 아니라고 인식해서 멜라토닌이 분해된다. 방 안의 불을 끄고 TV를 켜놓고 잠드는 행동, 핸드폰 화면조차 한밤중의 멜라토닌의 수치가 떨어져 숙면을 막는다. 멜라토닌 분비의 감소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뇌를 회복하는 깊은 수면은 방해받아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 햇빛은 우리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의 생체리듬의 주기는 평균 24.5시간이다. 우리는 매일 30분씩 늦어지는 부정확한 생체시계를 가지고 매일 출근시간에 맞출 수 있는 것은 아침에 처음으로 보는 햇빛을 통해서 매일매일 생체시계를 30분씩 앞당기기 때문이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
적도 주변의 나라에서는 계절성 우울증이 적지만, 위도가 높은 나라, 특히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게 계절성 우울증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지구의 자전축은 0도(지구의 태양 공전면으로부터 수직)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다. 23.5도 기울어진 자전축의 영향으로 지구가 태양 주변을 공전할 때 위도에 따라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변한다. 여름에는 중위도 지역에 태양이 거의 수직으로 지표면에 도달하여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가, 겨울에는 정오에도 태양이 낮게 뜨기 때문에 적은 양의 에너지가 지표에 도달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이처럼 계절에 따른 태양광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햇빛의 양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은 피부에 닿아서 비타민 D를 생성시킨다. 비타민 D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으로부터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합성하는데 중요한 효소이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감정조절 역할을 하기에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우울증은 세로토닌의 양이 줄어들 때 생긴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부족하면 비타민 D가 부족해지고 세로토닌의 결핍이 발생하여 계절성 우울증이 발병할 수 있다.
비타민 D 합성을 위한 적정 햇빛 노출시간
피부색과 태양광의 강도에 따라서 햇빛 노출에 필요한 시간이 달라진다. 한국인과 같은 피부색과 한국이 위치한 중위도 지역에서는 피부의 20~25%가 노출되는 조건에서 여름에는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20~30분 정도면 충분하고, 겨울에는 1시간 30분 정도를 쬐어야 적정량의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 겨울철엔 햇빛 노출만으로 비타민 D를 충분히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생선, 달걀, 유제품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 겨울철 또는 초봄에 비타민 D 제제를 한시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출처 : 최광연, "햇빛 노출에 영향을 받는 계절성 우울증", 행복지기, 2022.09, http://webzine.cnuh.co.kr/2022/09/sec2/info1
나의 기분은 종종 날씨와 함께 움직입니다.
비가 오면 괜히 우울해지고,
햇살이 밝으면 이유 없이 기분이 나아집니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단순한 기분 탓으로 돌리지만,
사실 감정은 몸의 생리적 조건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기온과 습도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햇빛은 세로토닌과 비타민 D를 조절합니다.
즉, 기쁨과 슬픔조차도
자연 환경의 리듬에 깊이 묶여 있습니다.
‘나의 감정’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사실 나와 자연의 교류에서 생겨나는 공동 산물인 셈입니다.
생활 속 실천
오늘 하루, 기분이 변할 때마다
“이 감정은 어떤 자연의 흔적과 연결되어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세요.
햇살, 바람, 공기의 무게, 혹은 방 안의 습기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이 결코 고립된 내면이 아니라,
환경과 함께 일어나는 파동임을 알게 되면,
내 기분조차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더 큰 자아로 살아가기
나의 존재는 ‘나’를 넘어,
이미 세상 전체와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