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숨
벽에 걸린 시계는 방의 한구석에서 단정히 숨을 쉬고 있었다. 초침이 작게 떨리며 내는 소리는
마치 규칙적인 맥박처럼 들렸다.
시간이 살아 있다는 신호 같았다.
그 속에는 어떤 힘이 숨어 있는지,
손가락으로 닿을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없지만,
나는 그 움직임을 신뢰하고 있었다.
시계는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날은 초침이 유난히 빠르게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어떤 날은 한없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그것은 시계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날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살았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어릴 적 시계는 단순히 아침과 저녁을 나누는 기준이었다.
아침 8시는 학교로 향해야 할 시간,
오후 5시는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그러나 지금 시계는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약속, 마감, 지나간 날들의 흔적, 그리고 남아 있는 날들까지.
시계는 그 자리에서 결코 멈추지 않는다.
나만 때때로 멈출 뿐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는 시계를 바라본다.
초침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내가 머무르더라도 시간은 계속
앞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에서는 다행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이따금 생각한다.
초침의 규칙적인 움직임 속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는 무언가가,
시계의 작은 몸속에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품고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분에게 시계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