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 남산 리뷰
D’SCOVER 도시에서 소박한 여유를 찾는 카페.
돈까스를 먹으러 가기에도, 명동을 가기에도, 그렇다고 남산 케이블카를 타러가기에도 조금은 애매한 리라초등학교와 숭의여자대학교 앞에 소박한 카페 디스커버가 수줍은 듯 자리해 있다. 워낙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터라, 유동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여대 앞이라고 해서 그다지 번화가도 아니다.
디스커버 카페는 그런 곳이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내가 여기 있노라 외쳐 대 듯 세속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도심 속 번잡함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이들이 오면 좋을 곳이다.
카페 입구와 나란히 위치한 마지막 속세, 1층 편의점을 지나 소박한 입구를 오르면 번뇌를 내려 놓을 휴식공간 ‘디스커버’를 ‘발견’하게 된다.
이 카페가 번뇌를 잠재우기에 좋은 진정한 휴식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3가지다.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테리어나 조명 그리고 음악 따위로 자기들 카페가 도시 생활에 지친 육체와 정신을 위로하기에 적합한 카페라고 우기는 곳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껍데기일 뿐이다. 진정한 육체와 정신의 안식은 그런 물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디스커버의 대표는 진짜 휴식이 무엇으로부터 오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다.
우선 당신이 이곳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 사먹는 순간, 의식 있는 현대인의 두 가지 행동을 자동적으로 하게 되는 셈이다. 바로 기부와 친환경 운동이다.
이 곳 디스커버에서는 싱가폴에 위치한 NGO의 기부 활동인 1BUY, 1GIVE(1B1G) 캠페인을 실천 한다.
1B1G 란, 당신이 한 잔의 커피를 사먹으면 한 잔의 물을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운동이다. 또한 디스커버는 테이크 아웃컵으로 ‘마이얼쓰 컵(My Earth Cup)’이라는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컵을 사용한다.
일반 플라스틱 용기가 아니라 유아용 젖병에 사용되는 PP성분으로 뜨거운 열에도 유독 성분이 나오지 않는 재질이다.
이 마이얼쓰컵은 텁블러 대용으로 사용해도 충분하며 이후, 디스커버 재방문 시에 반납하면 일정 금액 할인 받을 수 있는 캐쉬로 교환해 준다.
이처럼 디스커버는 기부와 환경 운동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여유가 없는 도시인에게 공동사회를 위한 유익한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만든다.
자신의 여유를 위해서 한 행동이 지구와 누군가를 이롭게 만들 것이다. 이타적인 행동은 언제나 영혼을 살찌우고 강하게 만든다. 그리고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반드시 이타적인 행동으로부터 찾아 온다.
이 카페 주인장은 이런 간단한 진리를 아는 멋진 사람인 듯 하다.
뿌듯해진 마음을 안고 이제 주변 둘러보자. 이곳은 한국적인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카페는 2층과3층 루트탑으로 연결되며 2층은 또 복층으로 구성 되어있다. 2층 테이블로 시작한 한국의 전통 다과상이 강제로 시선을 복층 사랑채로 이끈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전통미와 시간의 흔적이 묻은 도시적 감각의 인테리어가 오묘히 세련됐다.
이런 흐름은 디스커버의 백미인 루프탑으로 이어진다.
루프탑으로 올라가면 불과 3층 정도 밖에 안되는 건물의 루프탑이지만 지대가 높아서 2층 창문으로 바라본 경치와는 확연히 다른 광활함을 보여준다.
정면으론 남산에 정으로 박힌 듯한 우뚝 솟은 서울타워가 그리고 뒷편으론 멀리 빌딩 숲에 둘러 쌓인 명동이 보인다.
그리고 오후7시 일렁이는 노을을 품은 채로 이곳의 마지막 힐링 포인트인 맥주를 주문한다.
탁트인 루프탑에서 마시는 맥주. 디스커버 주인장의 세심함을 맥주의 구성으로도 느낄 수 있다.
헤이즐넛 커피향을 가득 품은 ‘로그 헤이즈넛 넥타’
초록초록한 카페와 어울리는 싱그러운 그린애플로 만든 ‘몬티스 크러쉬드 애플 사이더’
그리고 지금 같이 노을이 지는 저녁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코나브루잉 파이어락 페일에일’
시간대에 따라, 카페의 장소에 따라 정확히 마셔야 할 맥주가 정해진 듯한 구성이다.
커피의 단조로움이 실증 날 때면, 헤이즐넛 넥타를, 한 낮의 상쾌함을 느끼고 싶다면, 애플 사이더를 그리고 서울의 노을을 바라보면서는 반드시 파이어락 페일에일을 마셔야 한다.
이렇게 분위기와 맞는 최적의 맥주를 마시면 그 맛은 평소에 그것이 아니다. 이것은 경험한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짜릿함이다.
내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맥주의 구성이 아닐 수 없다. 디스커버에 찾아오는 고객의 마음을 세세하게 신경 쓴 것이다.
더위가 조금만 더 가시면 이곳을 찾아와 보자. 마음이 복잡한데 멀리 떠날 여유가 없다면 반드시 이곳에서 커피나 맥주를 마시자.
당신이 마시는 한잔의 맥주는 저 멀리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시원한 물이 될 것이고, 커피를 마신다면 지구 환경에 앞장서는 환경 운동가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함을 안은 채로 하늘을 바라 본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루프탑에 올라 우러러 보는 하늘이 당신 안에 번잡스러움을 정화시켜주는 기분이 들것이다.
그리고 한 모금의 맥주를 마시자. 따듯하고 폭신한 위로가 당신을 감싸는 기분이 들 것이다. 진짜 힐링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소박하게.
디스커버 카페 남산, 도심 속 여유를 위한 확실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