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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그리고 시

by 고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괜시리 코끝이 시려 엄하게도 마음까지 쓸쓸해지는 기분.

일렁이는 기분을 추스리고자, 맥주 한 잔을 목으로 털어 가슴으로 삼키니 이런 저런 시상이 떠올르네요.


오늘은 전주 한정식 20첩 반상 마냥 궁서체로 진지하게 맥주로 느끼는 감정을 한 수 읊어 보겠습니다.



<맥주 거품>


맥주에 집중해야 할 것은 단 두 가지다.

맛 그리고 향.


뽀얗게 먹음직스러운 거품이나,

그것을 감싸는 화려한 유리 잔도 아니다.


어여쁜 외모도 시간이 지나면

맥주의 거품처럼 사라지기 마련이다.


인생에서 사라지는 것에 집중하지 말자.

눈으로 중요한 모든 것은 결국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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