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남편과 몇 년 전, 캠핑을 시작했다. 코로나가 유행하며, 캠핑 붐이 일은 시기였다. 당시, 캠핑 장비를 갖추어 직접 텐트를 치지 않아도, 몸만 가면 모든 장비가 갖추어져 있는 글램핑장도 많아졌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답답함과, 기준 인원 이상으로는 한 공간에 있지 못하는 규제 등으로 인한 아쉬움으로 사람들이 야외로 나섰던 것 같다. 한 때는 5명 이상의 지인 모임도 금지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야외에 나가면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가 가능했다.
여러 계기로 캠핑을 접하게 된 사람들 중 몇몇은 캠핑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캠핑을 지속하게 된 것 같다. 음식에 진심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캠핑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고 찌개를 끓여 먹는 것은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마치 야구장에 야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치킨과 맥주를 먹기 위해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캠핑은 몰라도 캠핑장에서 굽는 고기를 먹기 위해 간다는 말도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캠핑장에 가서 먹는 음식은 등산을 가서 먹는 라면과 같이 맛있다. 아무리 맛있는 삼겹살 가게에 가도, 캠핑에 가서 먹는 삼겹살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창문 밖을 내다보면 자연이다. 풀 또는 물이 보이는 풍경이라는 점이 좋다. 텐트를 벗어나 마시는 아침 공기는 꽤 차갑지만, 그것 그대로 상쾌하다.
캠핑의 매력을 접하게 되어 캠핑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캠핑 박람회에 방문해, 캠핑 입문을 위해 꼭 필요한 장비만 구입했다. 텐트와 테이블, 의자 등이었다.
이사를 오고 나니, 캠핑을 할 곳이 주변에 많았다. 심지어 차로 10분 거리에 적합한 곳들이 있어 텐트만 치면 캠핑이 되었다. 주변에 저수지가 많아 낚시꾼들이 방문하는 저수지에도 텐트를 칠 수 있는 곳들이 많았다.
점심을 먹고 주변 저수지로 가, 텐트를 치고, 테이블을 펴고, 의자를 편 후, 앉아서 책을 읽어도 좋고, 가만히 앉아 저수지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바람을 쐬며 자연스럽게 해가 지는 시간에 가까워지는 변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전망 좋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거나 휴식했는데, 이제는 저수지에 텐트를 치면 그곳이 전망 좋은 우리만의 카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