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터뷰 기사
31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그 브랜드는 숫자 마케팅을 활용해 31이라는 숫자를 각인시켰다. 나도 31개의 질의 응답으로 알바 체험기를 담아내보겠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질문 31가지를 준비했으니 또 궁금한 게 있다면 댓글을 달아보자.
1 기자 : 31가지 맛 중에 가장 많이 팔리는 맛이 뭐예요?
구독함 : 17년 전 기준으로 아몬드봉봉이랑 엄마는 외계인이 가장 많이 팔렸어요.
2 기자 : 반대로 가장 많이 안 팔린 것도 있었나요?
구독함 : 아마 셔벗 종류랑 뉴욕치즈케이크는 잘 안 나갔던 걸로 기억해요.
3 기자 : 혹시 알바들은 신상맛을 먹어본다거나 아이스크림 먹을 수 있나요?
구독함 : 조그만 티스푼으로 먹어볼 순 있어요. 근데 정말 맛만 보는 수준이고 아이스크림은 원 없이 먹을 순 없었고, 음료를 만들 때 일부로 많이 만들어서 남은 걸 마시기도 했었어요.
4 기자 : 혹시 연령대마다, 성별마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따로 있나요?
구독함 : 맞아요! 중년 여성의 경우 녹차맛인 그린티가 잘 나갔고 남성분이나 학생들은 초코맛을 더 좋아하고요. 대체적으로 인기 있는 메뉴가 있긴 했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긴 했어요
5 기자 : 손님 중에 "잘 나가는 거 담아주세요" 혹은 "맛있는 거 알아서 담아주세요" 이런 적도 있지 않나요?
구독함 : 그런 경우 은근히 많아요. 제가 일한 곳이 역세권이라 술 마시고 온 아저씨들이 많았는데 "알아서 맛있는 거 퍼달라"라고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정말 그러면 안 되지만 바쁠 때에는 아이스크림 푸기 쉬워보이는 거 펐어요. 꽝꽝 얼린 아이스크림은 진짜 잘 안 퍼져요.
6 기자 : 그러면 잘못된 거 아니에요? 앞으로 맛있는 거 퍼달라는 말 하면 안 되겠네요ㅎㅎ 아이스크림 종류가 많다 보니까 다 외우는 건 어렵지 않았나요?
구독함 : 저도 입사하기 전에 그걸 가장 먼저 걱정했었는데 일하기 전에 교육용 CD를 줬었어요. 그것도 보고 처음에야 정말 어려워 보이는 데 아이스크림 위치가 고정적이고 며칠 일하다 보면 금방 외우게 되더라고요.
7 기자 : 아이스크림 종류 말고도 파인트는 아이스크림 3개 들어가고 얼마, 쿼터는 4개 들어가고 얼마, 하프갤런은 다섯 가지 맛이고 가격 얼마. 이런 것도 금방 외우는 거죠?
구독함 : 맞아요! 이것도 금방 외우게 돼요. 2008년에는 파인트가 57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물가가 많이 올랐을 거 같네요.
8 기자 : 반대로 원하는 순서대로 아이스크림을 퍼달라는 손님도 있었나요?
구독함 : 거의 없었지만 있긴 있었어요. 단골이거나 젊은 손님 중에 그러는 경우가 있었는데 귀찮지만 해줘야지요.
9 기자 : 일하면서 좀 어려웠던 건 있었나요?
구독함 : 사람이 정말 많은 데 앞전에 말한 꽝꽝 얼린 아이스크림 푸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지켜보는 손님이 답답해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거 말고도 아이스크림을 말해줘야 하는데 5분이고 10분이고 계속 고민만 하는 거예요. 뒤에 사람이 기다리는데 말이죠. 요즘은 키오스크가 있더라고요. 손님 많을 땐 귀찮아도 없을 때는 이런저런 얘기하는 게 소소한 재미였는데 이제는 그런 재미도 없어진 거죠
10 기자 : 아주 만약이지만 기다리는 손님이 있는데 앞에 손님이 아이스크림 말 안 하면 10분이고 20분이고 마냥 기다려주나요? 아니면 빨리 말해달라고 재촉하나요?
구독함 : 이것도 눈치껏 해야 하는 건데 예전에는 아이스크림 용기 밑에다가 색연필로 아이스크림명을 적었어요. '엄마는 외계인' 같은 경우 '엄마', '아몬드 봉봉'같은 경우 '아봉' 이렇게요. 손님 기분 나쁘지 않게 환한 미소로 "손님~ 고민하시고 아이스크림 종류 밑에다가 적어주시면 담아드릴게요~" 하면서 건네주었어요. 근데 그것도 싫다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서 눈치껏 해야 했어요.
11 기자 : 요즘은 그럴 일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그러면 또 다른 진상은 없었나요?
구독함 : 진상은 아니고 제가 좀 아까 아이스크림 푸기 힘든 게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왜소한 몸매로 20살 때 일을 했었는데 꼭 제가 못 푸고 있으면 자기가 퍼 보겠다면서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얼마나 답답해 보였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술 마신 남자들은 힘쓰는 거에 대해 승부욕이 생기잖아요 술 좀 드신 분들이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12 기자 : 고객 응대하는 처세술이 정말 중요했겠어요. 혹시 진상 말고 기억에 남는 손님은 없었나요?
구독함 : 시식을 정말 많이 하는 손님도 기억에 남아요. 정말 조그만 티스푼으로 맛을 볼 수가 있는데 꼭 신상 나오면 시음을 다 해봐요. 아이스크림에 진심인 사람이에요.
13 기자 : 고객 응대하는 거 말고 다른 업무 뭐가 있나요?
구독함 : 그게 가장 손님을 직접적으로 응대하는 일이고 계산하는 거, 아이스크림 통이 비우면 새로운 아이스크림으로 바꾸는 거, 테이블에 손님이 흘리고 간 아이스크림 닦는 거, 음료 제조하는 거, 케이크 포장하는 거, 오픈전에 청소하는 거 마감조에 청소하고 쓰레기 버리는 거 등등 많아요.
14 기자 : 혹시 좋아하는 업무가 있었나요?
구독함 : 가장 좋아하는 건 아이스크림 케이크 포장하는 업무였어요. 아무래도 기념일에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가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 표정에서 기쁨이 보여요. 선물의 즐거움이 느껴지니까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끈으로 포장을 이쁘게 나비모양으로 묶는 걸 그때 배웠어요. 손이 느린 저도 그때 되게 재밌게 한 기억이 나요.
15 기자 : 싫어하는 업무도 있었나요?
구독함 : 아이스크림 통 옮기는 게 힘이 드니까 별로 안 좋아했던 거 같아요. 아마 여자아르바이트생과 같이 있으면 남자인 제가 많이 했었거든요. 그리고 만취한 사람 상대하는 것도 좀 싫었고요
16 기자 : 아르바이트생과의 관계는 어땠어요? 텃세가 있다거나 선후배 관계가 엄격했나요?
구독함 : 전혀요. 대부분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이라 재밌게 어울렸던 거 같아요. 공장처럼 분업화가 아니라 프리롤처럼 여러 개 일을 하는 시스템이라 아르바이트생끼리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17 기자 : 혹시 일하면서 눈 맞는 경우도 있었나요?
구독함 : 아쉽게 저는 그런 적이 없었고 같이 일한 친구가 동료 누나와 썸까지 탄 적이 있었어요. 같이 술자리도 가졌었는데... 둘이 사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핑크빛을 옆에서 목격했던 적이 있었는데 부러움 반, 질투 반이었어요.
18 기자 : 본인은 왜 핑크빛이 없었다고 생각하나요?
구독함 : 다른 질문 하면 안 될까요?
19 기자 : 네 기분 좋은 얘기 물어볼게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있나요?
구독함 : 친구랑 같이 일할 때가 가장 재밌었던 거 같고 엄마랑 손잡고 온 어린아이들이 저를 보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할 때 정말 기뻤어요. 아마 내가 아이스크림을 직접 퍼주는 걸 눈으로 봤기 때문일 거예요.
20 기자 : 손님의 말 한마디에 점원들은 감동을 받기도 하죠. 또 있었나요?
구독함 : 손님들이 정말 고맙다고 할 때도 그렇고 점주나 같은 아르바이트생이 빵이나 간식거리를 사 올 때가 있었어요. 손님이 없을 때 안 보이는 곳에서 간식을 먹을 때 엄청 재밌었어요. 업무 중에 먹어서 그랬는지 마침 배고플 때 먹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때 빵맛을 지금도 잊지 못해요.
21 기자 : 엄청난 추억이었을 거 같아요. 반대로 황당했던 적도 있다면서요
구독함 : 황당까지는 아니고 제가 20살 때 일을 했었는데.. 거기서 "아저씨"란 호칭을 듣게 되었어요.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내가 '아저씨'라는 말을 듣고 충격 먹었지만 그 이후로 아저씨란 말 들으면 들어도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요즘 오빠니 아저씨니 이런 거에 민감하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22 기자 : 신입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나요?
구독함 : 이전에는 아이스크림 용기 밑에 적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근데 적기가 귀찮은 거예요. 3개든, 4개든, 5개든 외울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거죠. 근데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금방 까먹어요. 그래서 자기 멋대로 푸다가 손님한테 항의를 받기도 하고 손님한테 다시 물어보기도 하는 경우가 발생해요.
23 기자 : 그런 실수를 하면 선배한테 많이 혼났나요?
구독함 : 저는 많이 혼내진 않았는데 제 위로는 무서운 선배가 있긴 했던 거 같아요. 기억보다는 기록이 더 정확하다는 말이 있듯이... 요즘은 그럴 일이 없으니 다행이죠. 다 기록을 알아서 해주니깐요 ㅎㅎ
24 기자 : 혹시 제일 피곤할 때도 있나요?
구독함 : 사람이 정말 많이 몰릴 때랑 마감 청소 할 때예요. 피로가 정말 몰려와서 무슨 정신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25 기자 : 사람 가장 몰릴 때는 언제였는지 기억하나요?
구독함 :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할 때였는데 사람들이 그 아이스크림 집에서 야구를 보고 있었을 때에요. 사실 저도 야구 엄청 보고 싶었는데 고객 응대하느라 보지도 못하고 사람들 핸드폰으로 보는 거 소리로만 들었어요. 그때 무슨 정신으로 일했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네요.
26 기자 : 그때 금메달을 땄던 걸로 기억하는데 축제 분위기였겠어요?
구독함 : 맞아요! 그때 다들 얼싸안고 좋아했어요. 그때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자주 오는 단골 중에는 저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고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사람도 있었어요. 저를 좋게 봤나 봐요ㅎㅎ
27 기자 : 마감청소 때는 어떤 점이 가장 힘드나요?
구독함 :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나오고 그 봉지 안에 많은 쓰레기를 담아야 하는데 발로 꾹꾹 눌러야 하는데 신발이나 바지에 아이스크림이 묻을 때도 있고 대충 하면 점주한테 혼났어요. 봉투도 다 돈이니깐요. 그리고 가게 앞에 쓰레기봉투를 갖다 놓는 것도 약간 좀 창피했던 거 같아요.
28 기자 : 아이스크림도 꽤 많이 펐을 텐데 팔은 많이 안 아픈가요?
구독함 : 아무래도 오른팔만 쓰다 보니 전완근이 많이 아프긴 하더라고요. 근데 그것도 초반이지 금방 일 적응하면 똑같더라고요. 아마 오래 일하신 분들은 한쪽 팔 근육만 생기지 않았을까요?ㅎㅎ
29 기자 :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독함 : 요즘 키오스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이스크림 흘리면 휴지로 닦아주시거나 직원에게 꼭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말 안 하면 나중에 보게 되게 돼서 다른 손님이 발견하게 되거든요.
30 기자 : 지금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구독함 : 아이스크림 퍼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자주 가지는 않지만 제가 손님일때는 아이스크림통을 본 뒤 스쿱으로 퍼내기 쉬워 보이는 걸 고르는데, 일하시는 분들은 아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건강하고 재밌게 일하시길 응원합니다
31 기자 : 혹시 일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구독함 : 서브웨이 말고는 손님이랑 얘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키오스크가 생겨서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스크림은 보통 어린 아이나 커플이 찾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밝은 웃음으로 서비스했고 손님도 기분 좋게 응대했던 거 같아요. 정이 느껴지는 알바였던 거 같아요 ㅎㅎ